정부, 소형주택 확대 ‘진퇴양난’

정부, 소형주택 확대 ‘진퇴양난’

김성곤 기자 기자
입력 2001-08-24 00:00
수정 2001-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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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주택의 공급 확대방안을 놓고 정부가 진퇴양난이다.

공급부족 해소를 위해 98년 폐지했던 ‘소형주택 건립 의무비율’을 부활키로 했지만 주택업계와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은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이를 무마하기 위해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는 소형주택의 분양가를 자율화하기로 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에 재검토에 나섰다.그렇다고 이제와서 의무비율 부활방침을 철회하기도 쉽지 않다.집값이 다시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의무비율을부활하기로 한 9월을 앞두고 건교부의 고민은 커져가고 있다.

●소형주택 왜 줄었나= 소형주택 건축의무비율 폐지가 한몫을 했다.금융위기 당시 침체에 빠진 주택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소형주택 의무비율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택업계의 주장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배경이 됐다.

문제는 소형주택 의무비율 폐지로 유발될 수 있는 공급부족현상을 예견하지 못한 것.3년뒤를 내다보지 못한 것이다.

물론 소형주택 건립시 저리로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해주는안전장치를 마련하기는 했다.그러나 주택업체들은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아 소형주택을 짓기보다는 수익성높은 중대형 아파트 건립에 치중했다.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으면 분양가 규제를 받아 비싸게 팔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서울에서 연간 공급되는 주택 가운데 소형주택의 비중은 87∼98년에는 32% 수준에서 2000년에는 24.2%로감소했다.여기서 다세대·다가구주택을 빼면 실제 소형아파트의 비중은 9%밖에 안된다는게 건교부의 분석이다.

많은 주택전문가들이 소형주택 공급부족사태를 지적했지만 건교부는 이를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가 집값이 치솟자 소형주택 의무비율 부활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호미로막을 것을 가래’로 막은 격이다.

●쟁점은= 소형주택 의무비율이 부활돼도 그 효과는 2∼3년뒤 나타난다.심리적인 효과로 집값이 주춤해지기는 했지만아직도 상승세가 유지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주택업체나 재건축아파트 주민들도 이점을 들어 소형주택 의무비율의 부활을 반대하고 있다.이들은 이 조치가 용적률 축소를 골자로 하는 지구단위 계획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서울시내 아파트 재건축에 치명타가 된다고 주장하고있다.일부에서는 소형주택 가격이 상승,업체들이 소형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무비율 부활은 2∼3년후 공급과잉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안은= 집값 상승은 재건축에 기인한 바가 크다.건교부가 재건축에 손대기 보다는 손쉬운 소형의무비율 부활이라는수단을 동원했지만 전문가들은 먼저 서울시 재건축 일정을하루빨리 확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수도권에서는 현재 8만여가구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이중 90%는 서울시 물량이다.만약 이들이 한꺼번에 재건축을 추진하면 아무리 많은 소형아파트를 짓더라도 전세·매매가는 뛸 수 밖에 없다.

서울 저밀도지구 가운데 재건축 시기를 늦추는 아파트에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연도별로 용적률의 편차를 둬 순차적으로 재건축이 추진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또 소형주택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분양가 자율화라는 극약처방대신 표준건축비를 현실화해 소형아파트를 짓더라도 일정부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배려해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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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기자 sunggone@
2001-08-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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