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처서

2001 길섶에서/ 처서

정인학 기자 기자
입력 2001-08-22 00:00
수정 2001-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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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23일)가 성큼 다가왔다.입춘으로 시작된 24절기중 14번째로 음력으로 7월이요,양력으론 8월 하순이다.처서가 지나면 더위가 꺾인다.극성을 부리던 모기는 입이 비뚤어 진다고 한다.아침 저녁으로 부는 산들바람에 맥을 못추는 것은 모기뿐이 아니다.한해살이 풀들은 성장을 멈춘다.

농촌은 이때쯤이면 조금 한가해 진다지만 어디 할 일이 없을까.논두렁,밭두렁을 아무렇게나 덮고 있는 풀을 깎아야한다.조상의 산소도 벌초해야 한다.참깨나 들깨를 털고 고추도 따서 말려야 한다.몸은 여전히 고달프지만 그래도 마음은 풍성해 지는 철이다.

시골을 떠나온 도시인이라면 고향을 한번쯤 다녀올 일이다.유난히 무덥고 힘들었던 올여름을 잊으려 할 것도 없다.구태여 자신을 되돌아 볼 것도 없다.그저 여기저기를 걸어 보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성싶다.그러나 고향에 무슨무슨 공단이 들어 섰거나 수몰되어 흔적조차 없는 이들에겐가을의 풍요로움도 단순한 구경거리만 될 것 같아 안쓰럽다.

정인학 논설위원

2001-08-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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