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회등 ‘야스쿠니 한국인’공청회

유족회등 ‘야스쿠니 한국인’공청회

류길상 기자 기자
입력 2001-08-14 00:00
수정 2001-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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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까지 당신을 사지로 몰아넣은 일제 전범들에대한 참배에 나서다니 얼마나 원통하겠습니까.” 13일 오전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등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및 한국인 합사(合祀)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연 공청회는 분노로 가득찼다.

피해자와 유족 70여명은 “일본 1급 전범들과 함께 묻힌채 돌아오지 못하는 원혼들을 송환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유족들은 특히 이날 오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소식을 전해듣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없는 오만한 행동이자 군국주의를 부활하려는 책동”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열살 위 오빠를 잃은 임효순(林孝順·69·서울 동대문구이문동)씨는 “16살에 일제 총알받이로 끌려가 스무살의나이에 숨진 오빠가 1급 전범들과 함께 누워 제대로 눈을감을 수 있겠느냐”면서 “더욱이 일본 총리까지 전범들에대한 참배를 강행해 원혼을 욕보였다”며 격분했다. 임씨는 해방 뒤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오빠의 ‘전우’들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헤맸지만 91년에야 한 일본인 기자의도움으로 겨우 야스쿠니 신사에서 오빠의 명부를 확인했다.

일본 해군 군속으로 근무하다 해방 뒤 귀국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폭격으로 숨진 아버지가 신사에 합사된 사실을 지난달 말에 알게된 임서운씨(60·여·성북구 길음동)도 “교과서 왜곡에 이어 총리의 신사참배로 아버지가 편히 잠드시지 못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국인 군인·군속,유족 252명을 대표해 지난 6월29일 일본정부를 상대로 ‘합사철폐·유골반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김은식(金銀植)사무국장도 “1급 전범을 순국 선열처럼 떠받들거나 침략전쟁을 대동아 성전이라고 추앙하는 것은 심각하게 역사를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또 “빠른 시일안에 재한군인재판지원회 등 일본의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도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 강행을 규탄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은정(鄭銀定·27)간사는 “신사참배는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고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수순”이라며 비난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신용하(愼鏞廈)교수는 “일본 총리의 참배 강행은 아시아 국가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면서 “정부는 물론 모든 아시아 국가들이 단결해 응징을 해야한다”고 분노했다.

독도수호대 김점구(金點九) 사무국장은 “일본이 아시아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원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라면서 “우리도 강경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민단체들은 오는 15일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으로 진행될 ‘특별수요집회’에서 신사참배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는 등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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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 박록삼 안동환기자 ukelvin@
2001-08-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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