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한국형 지방자치의 정착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한국형 지방자치의 정착

이근식 기자 기자
입력 2001-07-04 00:00
수정 2001-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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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제가 부활된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다.이른바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리는 지방자치제는 그동안 우리사회 민주화의 진전,주민본위의 열린 행정,지역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살린 지역개발 등 다방면에서 많은 긍정적 성과를이룩해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선심행정과 예산낭비,방만한 사업추진 등과 같은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지방자치제는 많은 성과와 부작용을 함께 낳았으나,어렵게 싹틔운 풀뿌리 민주주의를 잘 가꾸고 발전시켜야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동안의 지방자치의 성과와 시행착오를 놓고 처음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지방자치에 대한 생각들이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지방자치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모든 것은 중앙이 문제다”라는 사람도있다.둘 다 위험한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와 비교되는 선진국의 지방자치제는 100∼200년의 장구한 세월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그 사회와 문화에 맞게 발전된 것이다.이에 비하면 우리의 지방자치 역사는 너무나짧다.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해서이제 막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지방자치제의 싹을 섣불리 자른다거나,성급하게 외국의 상황에 맞게 형성된 제도를 아무런 여과 없이 그대로 좇아만 간다면 이것 역시 큰 잘못을저지르는 것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 몸에 맞는 지방자치제를 정착시키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분히 문제점을개선하고 우리의 정치와 행정풍토에 맞는 자치제도와 자치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것은 어느 한사람의 노력이나 정부의 힘만으로는이룰 수 없는 것이다.주민,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중앙정부 등 모두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하고 서로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은 주민의 뜻에 맞는 행정을 펼치기 위하여 노력하고,주민은 올바른 지방자치가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또한 중앙정부에서는 제도적 보완과 지원을 통해 지방의 경쟁력을 제고시켜 나가야 한다.이러한 다방면의 노력들이 결집될 때 비로소 자율과 책임이 조화되는 바람직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모습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제는 어느 누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주민을 위하고 지역과 국가의 공동발전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마음속에 일방적인 비난이나 무조건적인 맹신의 자세가 아니라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자리잡고 있어야 이러한 일들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어렵게 부활된 우리의 지방자치제가 아름답게 꽃피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정성과 사랑을 쏟고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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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식 행정자치부장관
2001-07-0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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