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장관과 뛰는 장관사이의 거리는 5mm 정도이다.최연소 장관으로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할수록 ‘튀는 장관’이 되기가 십상이라고 생각해왔다.튀는 장관으로 보여서는 안되겠다고 스스로 내게 타이르고 있다.일중독증인 내가 자칫하면 오버(?)로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하곤 한다.
며칠전 인공강우를 실험하기 위해 공군기에 오르기 전 나는 가슴이 조마조마했다.내 행동이 어떠한 반향을 일으키고 어떠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질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나는 광주에서 비행장이 있는 부산 김해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과학기술부 직원들에게 ‘기우제를 지내는 심정으로’라는 제목의 글을 써 보냈다.
“목타는 들녘,농민들의 한숨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저는 며칠동안 해당 실·국 직원과 기상청 직원들과 회의를 하며 인공강우를 실험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전용기가 없고 아직 기초연구도 되어있지 않은 형편에서 이런 실험을강행하는 것은 많은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그러나 너무도 많은 국민들이 비를 기다리고 있고 계속되는자연재해 앞에 그저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국민의 염원과 고통의 한복판에 우리 과학기술자들이 서있으며 지금 우리가 만드는 것은 비를 만드는 구름 씨만이아니라 이 나라 이 민족을 사랑하는 ‘희망의 씨’,이 겨레 이 강토를 촉촉이 적시는 ‘과학의 씨’를 뿌리고자 합니다.
저는 내일 구름 위에서 여러분께 말 할겁니다.
사랑합니다.과학기술부 직원 여러분! 땅에는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까?” 1만4,000피트 위 하늘은 땅에서의 가뭄에는 아랑곳 없이구름이 눈부시게 빛났다.
기상청 연구원과 공군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요오드화은과 드라이 아이스가 구름 위에 흩뿌려졌다.나는 눈을감고 실제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실험을지켜봤다.비가 내려야 할텐데….그때 기상청 서애숙 박사가 내게로 왔다.“구름의 온도가 5∼10C 높아 요오드화은이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눈 앞이 캄캄해왔다.
남은 드라이 아이스는 150㎏이었다.나는 눈을 감았다.내 결정이 정치인 출신의 튀는 모습으로비쳐지지 않을까? 상념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때 조종석에서 1호기로부터 전갈이 왔다.“성공입니다.1호기가 드라이 아이스가 살포된 구름을 고도를 낮춰 비행하며 관찰한 결과 비가 내리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그때 나는 비로소 한숨을 내쉬며 속삭였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땅에는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까?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
며칠전 인공강우를 실험하기 위해 공군기에 오르기 전 나는 가슴이 조마조마했다.내 행동이 어떠한 반향을 일으키고 어떠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질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나는 광주에서 비행장이 있는 부산 김해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과학기술부 직원들에게 ‘기우제를 지내는 심정으로’라는 제목의 글을 써 보냈다.
“목타는 들녘,농민들의 한숨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저는 며칠동안 해당 실·국 직원과 기상청 직원들과 회의를 하며 인공강우를 실험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전용기가 없고 아직 기초연구도 되어있지 않은 형편에서 이런 실험을강행하는 것은 많은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그러나 너무도 많은 국민들이 비를 기다리고 있고 계속되는자연재해 앞에 그저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국민의 염원과 고통의 한복판에 우리 과학기술자들이 서있으며 지금 우리가 만드는 것은 비를 만드는 구름 씨만이아니라 이 나라 이 민족을 사랑하는 ‘희망의 씨’,이 겨레 이 강토를 촉촉이 적시는 ‘과학의 씨’를 뿌리고자 합니다.
저는 내일 구름 위에서 여러분께 말 할겁니다.
사랑합니다.과학기술부 직원 여러분! 땅에는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까?” 1만4,000피트 위 하늘은 땅에서의 가뭄에는 아랑곳 없이구름이 눈부시게 빛났다.
기상청 연구원과 공군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요오드화은과 드라이 아이스가 구름 위에 흩뿌려졌다.나는 눈을감고 실제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실험을지켜봤다.비가 내려야 할텐데….그때 기상청 서애숙 박사가 내게로 왔다.“구름의 온도가 5∼10C 높아 요오드화은이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눈 앞이 캄캄해왔다.
남은 드라이 아이스는 150㎏이었다.나는 눈을 감았다.내 결정이 정치인 출신의 튀는 모습으로비쳐지지 않을까? 상념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때 조종석에서 1호기로부터 전갈이 왔다.“성공입니다.1호기가 드라이 아이스가 살포된 구름을 고도를 낮춰 비행하며 관찰한 결과 비가 내리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그때 나는 비로소 한숨을 내쉬며 속삭였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땅에는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까?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
2001-06-21 2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