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7)함석헌선생의 ‘씨알사상’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7)함석헌선생의 ‘씨알사상’

김재성 기자 기자
입력 2001-04-16 00:00
수정 2001-04-1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7)박재순박사에 들어본 咸錫憲선생의 '씨알(아래아)사상'.

●함선생님은 ‘씨알(아래아)’(씨알)의 옛글자 ㅇ을 큰 나(하늘),ㆍ(아래아)는 작은 나,ㄹ은 둘을 관계짓는 역동성이라고 풀이 하셨는데 개개인을 하늘이라고 보신건가요.

하늘의 기운과 뜻이 씨알 하나에 맺혀 있다.씨알 하나가하늘과 맞닿아 있다.사람 속에 하나님의 씨앗이 있다.이런뜻이지요.

●함선생님이 지금 살아 계신다면 생명운동을 하실 거라는생각이 듭니다.

선생님은 생명(生命)을 ‘생의 명령’이라고 풀이하신 적이 있습니다.‘살까’‘말까’가 아니라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이라는 거지요.삶의 기본 원리는 ‘스스로 함’(自由)에두었습니다.스스로 하는 존재니까 삶은 새롭고 다양하면서도 하나로 통한다고 보셨습니다.동양의 무위자연과 서양의주체적인 사상이 융합돼 있습니다.

●선생님은 삶 자체를 싸움으로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생명의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주변환경과 부단히 싸워야 한다는 건 삶 속에서 갈등과 투쟁을 일종의 숙명으로 보신 건가요? 숙명이 아니고 ‘스스로함’에 대한 거스림과 반생명에대한 맞섬 이지요.선생님은 새가 나뭇가지에서 노래할 때지구의 중력과 싸움이 있어서 노래가락이 나온다고 봤습니다.순간순간 죽음과 싸움으로써 삶이 존속하고 삶 자체가솟구쳐 오르는 생명의 본래 모습을 지키려는 부단한 싸움이라고 보신 거지요.이 싸움을 그치면 죽음 입니다.사회적인삶에 있어서도 밀고 당기는 싸움을 통해서 공동체적 삶을유지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반생명과 맞섬,조화를 이루기 위한 싸움과 평화가 어떻게양립 할까요.

벌레 한마리가 상처를 입고 있어도 측은지심이 일어 나는것이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했습니다.생명의 아픔에 반응하고 함께 하는 마음이 우주적으로 있다고 보셨지요.삶에는근원적으로 하나임을 느끼게 하고 큰 조화를 이루고 서로어울리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씨알’즉 생명은 하나님(전체,영원)과 맞닿아 있으므로 자기 안에 불멸의 힘이 있습니다.이 불멸의 힘을 깨닫고 마음을 열게 하는 데는 비폭력이라야 합니다.비폭력 투쟁은 모든 인간(상대방을 포함)에게빛,즉 양심이 있음을전제한 싸움입니다.

●불멸의 힘과 관련해 선생님 글중에 [클로버 씨앗 하나가소와 말의 내장을 통과하고 똥 속에서도 죽지 않고 있다가싹이 터,온 들을 푸르름으로 꾸민다’]는 대목이 인상적 입니다.

소나 말의 내장은 험난한 역사를 비유한 것입니다.

●힘 없는 민중,비폭력 투쟁이 끝내는 이긴다는 뜻이겠지요.

비석에 새겨진 역사나 문화는 죽은 역사,죽은 문화입니다.

그것은 지배자의 기록이기 때문입니다.[산역사 산문화를 보려거든 민중 속으로 들어가라.]50년 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1970∼80년대에 유행한 민중담론을 앞지른 것이지요.여기서 영감을 얻어 민중신학이 나왔고 세계적으로 붐을일으켰습니다.

●씨알 하나에 수억년 생명의 역사가 응축돼 있다는 대목은요즈음 생명공학에서 말하는 유전자 이야기와 상통 합니다.

씨앗이 대개 둥글다는 관찰도 생태학자들이 말하는 생태순환론과 맥이 닿고요.

‘네 속에 5천년 역사가 있고 무궁무진한 미래가 있다’는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씨알 하나,한 생명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뜻이지요.둥글기 때문에 그 착지점은 한점,즉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의미 입니다.묘하게도 그 후 문익환,김지하,박노해 등이 모두 감옥에서 창틀이나 담장 틈새에서 피어난 풀씨를 인연으로 생명의 힘을 깨닫고 생명사상을 말하게 되는데 이 씨앗이 주는 어떤 영감이 있는 것같아요.

●한 점 입지(立地)는 ‘맨사람’과 연결되는 것 같은데 지금은 누구도 ‘맨사람’일 수가 없습니다.

그 시절만 해도 우리 사회가 농민 노동자가 절대다수여서그런 말씀이 자연스러웠습니다.대통령이든 죄수든 사회적규정을 벗어 던지고 자기를 들여다 보면 씨알이 되겠지요.

●태평성대였더라면 노자 같은 분이 되셨을 것 같아요.

씨알을 억압하는 정치·사회적 구조에 대한 저항이지 정치·사회적 욕심은 없었습니다.성공은 못했지만 농장 공동체를 여러번 시도하시기도 했고요.

●‘씨알(아래아)의 소리’ 창간호에 [천하 씨알(아래아)이다 소리를 내도룩 하기 위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선생이살아 계신다면 요즈음 세무조사를 둘러싼 언론탄압 논쟁에대해 뭐라고 하실까요? 선생님은언론자유를 매우 소중하게 여기셨습니다.‘씨의 소리’ 자체가 언론자유를 함축하고 있는 것처럼.아까그 말씀도 이런 전제가 있습니다.[씨알이 나라의 주인이다.

정부나 언론사가 망해도 씨알은 영원히 남는다.씨알을 억누르는 지배층의 소리만 요란하고 씨알은 침묵을 강요 당한다.] ●언론의 자유지 언론권력의 자유가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그렇지요.씨알의 언론자유거나 씨알을 대변하는 언론자유지 씨알의 뜻을 왜곡하고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언론자유가 아닙니다.그것은 이미 언론이 아니니까요.

●선생의 유명한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의 ‘생각’과데카르트가 말한 ‘생각’은 어떻게 다를까요. 요즈음 생태학에서는 데카르트를 자연에 대한 인간,여성에 대한 남성,감성에 대한 이성의 이분법적인 우위 내지 지배문명의 단초를 연 것으로 보거든요.

함선생님은 생각을 ‘하는 생각’과 ‘나는 생각’으로 나누셨습니다.여기서 ‘나는 생각’은 일종의 영감(Inspration)이고 ‘하는 생각’이란 이성적인 것으로 볼 수 있어 결국 서양 철학과 동양철학이 융합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와 하나의 조화 철학이군요.

그렇지요.함선생님의 생명사상은 개인주의적,생물학적 생명론이 아니라 민족과 민중단위의 역사적 삶에서 피어난 주체적 사상입니다.

△함석헌선생 연표.

▲1901년,평북 용천에서 태어남 ▲1919년 3·1운동 참가,오산학교 입학,스승 이승훈,유영모 만남.▲1923년 동경유학,첫 수감,1924년 동경사범학교 입학 ▲1928년 귀국,오산학교 역사교사 ▲1930년 오산학교 ML당 사건으로 두번째,1940년 세번째,1942년 네번째 수감 ▲1976년 3·1 구국선언 사건으로 여덟번째 수감,1977년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한 협의회 창설,한국인권운동연합회 의장 ▲1979년 10·26후 YWCA 위장결혼 사건으로 아홉번째 수감,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1980년 가택연금,‘씨 의 소리’폐간 ▲1985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1987년 암으로 입원,1988년 서울평화올림픽위원장으로 추대,‘씨 의 소리’ 복간 ▲1989년별세(89세)△박재순 박사.

▲1950년생.▲1974년 서울대학교 철학과 졸업 ▲1978년 한국신학대학교 신학과 1978년 동대학교 대학원 졸업 ▲1994년 한국신학대학교 신학박사 ▲한국신학연구소 번역실장,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 연구실장 역임 ▲저서 민중예수운동과 밥상공동체’‘민중신학과 씨알사상’‘한국생명신학의 모색’외 5권 ▲번역 도로테 죌레의 ‘사랑과 노동’대담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씨알’ 4·19정신 표상 암흑기의 횃불.

‘씨알’은 함석헌(咸錫憲)선생의 시,역사철학,종교,정치,민족 사상을 일관하는 단어다.선생은 일평생 ‘씨알’을 화두로 삼았다.민족의 얼이 짖밟히는 것을 참지 못해 독립투사로 나섰고 ‘씨알’의 자유가 억압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수 없어 민주 투사로 나섰다.선생의 시는 ‘씨알’의 노래요 선생의 역사철학은 한 알의 ‘씨알’이 섞어서 수많은‘씨알’로 다시 태어나는 역사를 이론화한 것이다.

‘씨알(아래아)의 소리’는 4·19 10주년인 1970년 4월에 창간됐다.그래서 시종일관 4·19 정신을 이어 받았고 5·16군사정권에 저항했다. 4·19가 씨알의 부활이라면 5·16은 씨알의 짓밟음이기때문이다.

임규호 서울시의원 “사가정역세권 정비구역 고시 완료” … 7호선 초역세권 2000가구 재개발 호재

임규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2)은 “사가정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의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 고시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통과된 이후 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면목동 572-1번지 일대 6만 9712.7㎡가 정비구역으로 신규 지정된다. 총 4개 획지 중 3개 획지 5만 4437.60㎡에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0층, 16개동 규모의 공동주택 2037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가운데 장기전세주택은 566가구, 재개발임대주택은 137가구다. 이곳은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이 단지와 곧바로 연결되어 강남권 접근성이 매우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인접한 동부간선도로와 용마터널을 통해 서울 도심은 물론 경기 북·남부 지역으로의 사통팔달 이동 여건을 갖추고 있다. 기존 까치어린이공원과 연계하여 약 7123.8㎡ 면적의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며, 사가정역과 맞닿은 남측 가로변에는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해 입주민의 휴식 공간을 넓히고 기존 상권과 조화를 이루는 가로환경을 구축할 방침이다. 더불어 주변의 공동주택단지와 중·저층 주거지역의 스카이라인을 세심하게 고려한 높이 계획을 수립하고, 다채로운 층고 변화
thumbnail - 임규호 서울시의원 “사가정역세권 정비구역 고시 완료” … 7호선 초역세권 2000가구 재개발 호재

선생은 ‘씨알(아래아)의 소리’를 내는 목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하나는 한 사람이 죽는 일입니다.씨알의 속에는일어만 나면 못 이길 것이 없는 정신의 힘이 있습니다.말중에 가장 강한 말은 피로써 하는 말입니다.전체 씨알을 봉기케 하는 데는 피로써 말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둘째는 유기적인 공동체가 생겨야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못삽니다. 사람이 강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요, 약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평소에 약하던 사람도 여럿이 뒷받침해 주면놀라운 용기를 얻어 보통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하게되고 반대로 아주 용감하던 사람도 자기가 감옥에 갇힌뒤어린 것들이 길가 헤맬 생각을 할 때 그만 간장이 녹아버립니다.그러므로 악과 싸우려면 개인 플레이를 해서는 안됩니다.] ‘씨알(아래아)의 소리’는 끝없는 탄압과 무수한 칼질을당했다. 그래도 이 연약한 ‘씨알(아래아)의 소리’를 매개로 민주인사들은 장작불처럼 열정을 모아 겨울공화국을 녹였다.
2001-04-16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