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 미래를 심자

[굄돌] 미래를 심자

라윤도 기자 기자
입력 2001-03-05 00:00
수정 2001-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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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캠퍼스는 온통 호기심으로 가득찬 신입생들의 해맑은 얼굴로 생기가 가득하다.새록새록 솟아오르는 봄기운과 함께구석구석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소리와 재잘거림에서도 웬지모를 힘이 솟아나고 젊음의 향기가 그윽해지는 듯한 기분이다.

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어떻게 가르쳐야 이들에게 힘을 더 보태주고 그 향기를 더 진하게 해줄 것인가.학기 시작때마다 느끼게 되는 한결 같은 고민이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보다 현실적인 고민은 지난 학기와 똑같은 교과내용을 어떻게 다르게 가르칠 것인가로 귀결된다.

백지를 펴들고 선생님을 응시하는 학생들에게 매시간 어떻게 말문을 열 것인가도 여간 신경쓰이는 대목이 아니다.

고민 끝에 이번 학기에는 ‘미래’를 화두로 강의를 시작하기로 했다.학생들에게 ‘큰 미래’를 심어주는 일이야말로어떤 학과 내용의 전달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미래는 인간에게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하고 무기력·무의욕에대한 좋은 처방이 되기도 한다.이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특권이다.노르웨이의 물리학자 에릭 뉴트는 ‘미래 속으로’라는 책에서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차이 중의 하나는 미래에 대해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설파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구가하는 사회의 발달상은 적어도 20∼30년전에 상상해오던 미래의 모습이었다.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20∼30년후의 미래를 위하여 부지런히 상상하고 준비해야 한다.바꿔말하면 지금 그 준비가 없다면 20∼30년 후의 미래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미국인이 위대해 보이는 것은 돈이 많아서도,군사력이 강해서도,학문이 발달해서도 아니다.끊임없이 미래를 상상하고 준비한다는 사실이다.그래서 늘 한발 앞서가는 것이다.정치지도자들은 정치지도자대로 기업총수는 기업총수대로 미래 예측과 준비에 가장 우선하는 모습을 보인다.지도층의 그같은 모습은 국민의 신뢰를 일궈낸다.

우리 국민도 미래의 상상력을 가져야 한다.그것은 오늘의우리를 있게 한 조상에 대한 보은이면서 후손을 위한 의무이기도 하다.그래서 강의실에서 백지를 펴들고 있는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미래의 상상력을 그리게 하고 싶은 것이다.미래의 의미를 강조해주고 싶은 것이다.새봄의 캠퍼스가 다양한 미래의 상상력으로 그득해지길 기대하면서.

라 윤 도 건양대 교수
2001-03-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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