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金위원장이 중국에 간 까닭

[기고] 金위원장이 중국에 간 까닭

김승채 기자 기자
입력 2001-01-18 00:00
수정 2001-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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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신변상의 문제로 외국방문을 꺼리는 김정일이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직전에 중국을 방문한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중국을 방문하고있는 것이다.

김정일의 방중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그 중에서 가장 유력한 요인으로 조지 W.부시의 새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북·중간의 공조와 의견 조율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북한으로서는공화당 정부의 등장이 대북 온건정책에서 강경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에서 북·중간의 정책공조와 의견 조정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은 이미 예정된 일정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이번 그의 방문 경로가 1999년 6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의 루트와 동일하다는 점이다.당시 김영남은 먼저 북경에들러 장쩌민,주룽지,리펑 등 중국의 주요 영도자들과 환담하고,중국의 제2개혁의 핵심지역인 상하이 푸둥(浦東)지구와 농촌 개혁의 시범지역을 방문했다.이번에 김위원장은 상하이 푸둥지구와 중국 정보기술(IT) 단지인 쑤저우를 방문하고,베이징으로 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김영남의 방중 일정은 김정일의 개혁개방지역 시찰을 위한사전답사의 성격을 띠었다고 할 수 있고,그 내부적 조치가 연초에 나온 김정일의 ‘신사고’ 강조다.이런 점에서 본다면 북한의 정책은상당히 많은 준비를 거쳐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김정일의 방중에서 지적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사항은 북·중관계가 한·중수교 이전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그것은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사망 소식을 가장 먼저 중국에 전달한 점,1999년 6월 남북차관급회담 직전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방중,그리고 남북정상회담직전 김정일의 방중을 통해 북한이 중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또 김정일의 방중은 러시아 방문에 앞서 이루어졌으며,그것은 북한과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신(新)북방삼각관계의 복원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이다.단지 새로운 북방삼각관계는 과거 이데올로기와 군사적측면을 넘어선 경제와 국제관계 등 다차원적인 성격을 띤다는 점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김정일의 서울 답방 직전에 한국정부가 갖는부시 행정부와의 ‘유대(紐帶)의 한계’를 간파한 북한이 중국의 양해하에 한반도 문제를 남북한 중심으로 몰고가 미국과의 교섭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다.이렇게 되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질서는 더욱 복잡하게 진전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북한이 한반도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이런 점에서 본다면 지금이야말로 한국은 외교력을 한층 더 발휘해야 하는어려운 시기로 접어들 수 있다.

한국의 향후 외교는 우선 부시 행정부와의 관계를 과거 민주당 정권때보다도 더 긴밀하게 할 필요가 있다. 우리정부는 최근 미국 민주당정권의 8년 집권 동안 지나치게 행정부와의 관계개선에만 주력하지않았나 하는 반성을 할 필요가 있다.미국의 정책은 행정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의회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고,더욱이언론과 국민여론에 충실한 과정에서 추진되고 있다.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미국의 정책결정과정에 대한 균형적인 대미 정책을 추진하여야하는 것은 물론 한·미공조 체제를 더욱 굳건히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남북한이 중심이 되는 ‘한반도 문제의 한반도화’는 반드시 필요하지만,정부의 햇볕정책에서도 제시되고 있는 것처럼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조와 지지를 확보해 내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미국은 물론 중국,일본,그리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고려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김정일의 서울 답방의 성사만이 능사가 아니라는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속빈 강정이 아닌 가득찬 석류의 열매를 보여줄 때 국민들의 지지는 물론 주변국들도 한반도와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는 일에 더욱 진지한 자세로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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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채 고려대 평화硏 책임연구원
2001-01-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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