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 블록버스터 ‘리베라 메’ 11일 개봉

파이어 블록버스터 ‘리베라 메’ 11일 개봉

입력 2000-11-10 00:00
수정 2000-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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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개봉하는 ‘리베라 메’(우리를 구원하소서)는 뚜껑이 열리기도 전부터 부담이 많다.무엇보다 ‘JSA’의 적수로 일찍부터 입소문을 타온 ‘단적비연수’와 나란히 개봉해 정면대결을 벌여야 한다.또하나.공교롭게도 똑같이 불을 소재로 한국형 파이어(Fire)블록버스터를 표방했던 ‘싸이렌’의 흥행실패도 영 찜찜하다.낯선 소재만으로도 얼마간의 프리미엄은 챙길 수 있으리란 기대를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교해서 안됐지만,영화는 ‘싸이렌’보다는 훨씬 고민하며 불의 속성에 접근한 듯하다.살아있는 불을 묘사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한 흔적은 여기저기서 감지된다.미니어처로는 디테일한 촬영이 어렵다는이유로 주유소나 아파트 등은 아예 ‘방화용’으로 확보해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렸다.그렇게 밀어넣은 제작비가 총 45억원.시각적인 잣대로 따질 때 영화의 외피는 ‘파이어 블록버스터’로 크게 손색없다.

영화는 어릴적 아버지의 학대로 정신이상증세를 보이는 희수(차승원)와 소방대원 상우(최민수)의 쫓고쫓기는 대결구도를 기둥삼아 미스터리스릴러에 살을 붙여나간다.소년범으로 수감돼 12년만에 출감하는 희수의 등뒤로 교도소 보일러실이 폭발하는 도입부에서부터 스펙터클에는 믿음이 간다.시내 곳곳에서 대형화재가 잇따르고 상우와 소방팀은 결사적으로 구조에 매달리지만 번번이 원인 규명에는 실패한다. 상우와 화재조사원 민성(김규리)은 의도적 방화로 심증을 굳히고단순화재로 축소수사하는 경찰에 맞서 범인을 추적한다.

화염을 쏘아보는 최민수의 카리스마 연기는 화면을 달구는 불의 이미지와 모처럼 궁합이 맞아떨어졌다.달아오른 배관에 떨어진 땀방울이 순식간에 말라버리는 클로즈업 장면 등 순간순간 충실한 디테일을읽을 수 있다.문제는 부족한 기교다.불 소재를 부각시키려는 강박 때문에 끝내 ‘불을 위한 불의 영화’로 그친 느낌이다.

이글대는 불길을 관망하는 즐거움도 좋지만,화면 이면에 ‘느끼는’즐거움까지 깔아놨더라면 짜임새가 더 살지 않았을까.어정쩡하게 설정된 상우와 민성의 관계에도 멜로의 요소를 강화하는 편이 나았다.

유지태 박상면 정준 등 화려한 조연진은얘깃거리다. 상우의 후배대원을 맡은 유지태가 주가에 걸맞지 않게(?) 중반에 사고사하는 대목에서는 의아스러울 법하다.출세작 ‘동감’이 개봉되기전 이미 조연으로 캐스팅됐었다.

황수정기자 sjh@.

■양윤호 감독의 ‘변’.

“대중영화를 아주 잘 만들어보고 싶어 불을 소재로 택했다.지난해부산 냉동창고 화재에서 결정적으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영화속 불의 의미는 글쎄,인간이 없다면 처음부터 불은 의미를 잃는것 아닐까.멜로분위기를 강화하고 싶었지만,워낙 내가 멜로 만드는솜씨가 없어서….오락영화인만큼 전체적 스피드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막판 30∼40분 내내 정신없이 속도를 낸 건 그래서다.제작비가 엄청들었다는데 본전 생각하면 부담스러워서 영화를 만들 수가 없다.‘단적비연수’? 물론,잘 됐으면 한다.경쟁논리로 따질 문제가 아니니까.

(웃음)”
2000-11-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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