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교전 나흘째 31명 사망·1,000명 부상

이·팔 교전 나흘째 31명 사망·1,000명 부상

손정숙 기자 기자
입력 2000-10-03 00:00
수정 2000-10-0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유혈충돌이 겉잡을 수 없이 격화되면서 안그래도 난항을 거듭해온 중동평화 일정에 파국이 우려되고 있다.

교전 나흘째인 1일까지 사망자 31명,부상자만 1,00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4년여만에 최악.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헬기,탱크,폭탄 등으로 무장대응 수위를 오히려 높이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역시 이번 사태를 제2의 인티파다(87∼93년의 대이스라엘 민중봉기)로 규정,강경대응할 태세라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양측 지도자에 폭력사태 종식을 위한 개입을 요청했고 아랍연맹이 긴급회동하는 등 국제사회도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다.

◆충돌의 배경=이스라엘 야당인 리쿠드당 당수 아리엘 샤론이 지난달 28일 동예루살렘내 성지인 템플 마운트를 방문,팔레스타인인들의 민족감정을 건드린 게 화근이 됐다.유대교와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인예루살렘 처리 문제는 지난 7월의 캠프데이비드 협상 좌초의 직접원인이 될만큼 중동평화의 뇌관.강경파인 샤론의 성지 방문을 이스라엘측 주권 주장으로 간주한 팔레스타인인들은 격렬시위에 나섰고 29일이슬람 성지인 알 아크사 사원내에서 양측 대치도중 팔레스타인인 6명이 사살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국제사회 반응=미국은 중동평화협상에 일대 타격을 우려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클린턴 대통령은 1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과의 통화에서 “중동평화협상 수호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 뒤 양측 유혈충돌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위한 중재회의를 제안했다.아랍연맹 22개국은 이날 긴급회의를 통해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명했으며 유럽연합(EU) 중동특사도 이스라엘측 과잉진압을 비난했다.

◆중동평화 어찌되나=충돌이 종교분규로 비화된 이상 중동평화협상에는 일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미국측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양측이 서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가운데 대치 수위가 걷잡을 수 없이 높아질 경우 양국관계는 97년 강경파인 네타냐후 총리 취임 당시이래 최악의 경색기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당장 다음달 불신임 위기에 직면한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물론이려니와 협상테이블에 앉을 양측 지도부의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이 분명하다.

촉박한 타임테이블과,충돌을 계기로 더욱 득세할 강경파들 틈바구니에서 중동평화 일정은 당분간 가시밭길을 걸을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손정숙기자 jssohn@
2000-10-03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