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적십자회담 안팎

남북적십자회담 안팎

입력 2000-09-24 00:00
수정 2000-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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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2차 적십자회담이 결렬 위기까지 가는 극심한 난항 끝에 가까스로 타결됐다.

우리측은 종전과 달리 회담 결렬도 불사하는 강경한 ‘버티기 작전’ 끝에 합의를 이끌어 냈다.우리 대표단은 23일 오후 두 차례에 걸친 수석대표간 단독접촉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저녁 6시40분쯤회담 철수를 선언하고 회담장인 금강산호텔을 떠나려 했다.

◆우리측의 벼랑끝 작전 남측 기자단도 서울에 “회담 결렬”을 타전했다.북측은 그러나 호텔 앞마당에 모여 있는 우리 대표단에 “저녁식사나 하고 가라”며 붙들었고,이어 양측 실무대표간 물밑접촉에서최종 합의가 도출됐다.

그러나 합의 내용은 우리 ‘욕심’에 비해서는 저조한 수준이다.북측은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등을 ‘전면적으로 하루 속히’ 추진하자는 우리측 제안에 전산망 미비 등 업무처리 능력의 한계를 들어 난색을 표명했다.

이같은 북측의 소극적 자세는 그들 말대로 능력부족인 측면도 있지만 ‘한꺼번에 다 주지 않겠다’는 전략이 배경에 깔려있다는 게 대다수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생사확인 속도는 더딜 듯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첫 단추’인 생사확인의 ‘속도’는 최대 쟁점이었다.우리측은 전체 이산가족 명단을 이달 말 전부 넘겨 올해 안에 생사확인을 마무리짓자는 입장이었던 반면 북측은 업무처리 능력상 불가능하다며 시범적으로 100명을실시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자고 버텼다.결국 9월과 10월 각 100명씩 실시하고 이후 규모를 확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현재 생사 확인을 원하는 남측 이산가족만 9만5,000명이 넘는 상황을 감안하면 턱없이 작은 규모라고 할 수 있다.또 오는 12월 나머지 이산가족 명단을 전부 넘긴다고 양측이 합의했지만 생사확인 속도는 그야말로 북측사정에 달린 셈이어서 섣불리 낙관하기는 힘들다.따라서 잘하면 올해안에 북쪽 가족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이산가족들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더 마음을 삭이며 인내해야 할 것으로보인다.

◆서신교환은 11월중 서신교환도 11월중 생사가 확인된 300명 시범실시로 결정됐다.당국은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 규모가 제한적임에 따라교환방문단처럼 고령자 위주로 우선 순위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생사가 확인된 8·15 교환방문단의 경우 서신교환 대상자에 우선 포함될지 여부가 관심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2000-09-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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