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禪房 차린 광복 도선사 주지

시민禪房 차린 광복 도선사 주지

입력 2000-07-29 00:00
수정 2000-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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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선사 청운당에 일반인을 위한 상설 시민선방이 마련됐다.선방 이름은 ‘차별없는 선방’이란 뜻을 담은 무차선원(無遮禪院).서울시내에서 전통사찰로는 유일하게 상설 시민선방을 열게된 광복 주지스님은 30년전 입적한청담 큰스님의 상좌(수제자)다.도선사에서 청담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고 11∼12대 중앙종회의원을 지낸뒤 지난해 5월부터 도선사 주지를 맡아오고 있다.스님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생전 ‘열린 도량’ 불사(佛事)를 강조하던 청담 스님의 큰 뜻을 시민선방(무차선원)으로 받들 수 있게돼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인다고 선방 개원의 소감을 밝혔다.

■상설 시민선방을 열게 된 이유는.

청담스님이 도선사 주지시절 법문을 하실때 늘상 신분과 지위를 떠나 누구나스스럼없이 찾을 수 있는 도량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시곤 했다. 청담스님이입적한 뒤 항상 그 뜻을 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오다가 지난해 주지를 맡고나서 우선적으로 추진한 불사다.

■청담스님과 도선사의 관계는 무엇인가.

청담스님은 자그마한 암자(도선암)를 30만 세대가 찾아드는 전국적인 사찰(도선사)로 일으켜 세운 중흥조다.청운당 앞에 있는 참회원은 청담스님의 큰뜻이 담긴 건물이다.스님은 참회원 완공을 못보고 입적했지만 이 건물을 민족과 국가 종교를 초월한 세계 석학들의 연구소로 만들 계획을 세우셨었다.

■‘무차선원’은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신라시대부터 출가승과 재가불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무차법회가 열렸었다.지금은 전남 백양사에서 유일하게 그 맥을 찾아볼 수 있지만 평등과 공유의 개념인 무차는 불교사상중 큰 부분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사찰이 불자뿐만아니라 불심을 가진 모든 이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생각에서 지은 이름이다.

■시민 선방 운영으로 1,000년 역사를 가진 전통사찰의 이미지를 흐릴 염려는 없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도선사를 찾아 불공을 드리고 염불하는 신도들은 기존 방식대로 사찰을 찾으면 된다.그런 신도들도 무차선원에 대한 관심이 크다.무차선원 개원소식을 들은 서울 명동성당 수녀 14명도 찾아와 참선을 배워 직접 좌선도 하고 돌아갔다.

■최근 불교에 대한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사찰 선원이나 수련회에 일반인들이 몰리고 있는데 이것은 포교활동의 성과로 봐야 하나.

물론 포교의 영향이 없진 않다.그러나 각박한 세상 속에서 나를 찾으려는 마음의 회향이 참선이나 법회 참가로 나타나는 자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참선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그런 마음의 여유를 찾기위해 선(禪)을 배우려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일반인들이 과연 시민선방에서 얼마만큼 참선의 본뜻에 접근할 수 있을까.

참선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아완성과 인격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일반인들은대부분 출가승과는 다르게 성급하게 접근한다.참선은 고도의 정신집중을 필요로 한다.조급하게 뜻을 이루기보다는 꾸준히 실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생활이 바로 참선이고 참선이 생활이란 생각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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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기자 kimus@
2000-07-2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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