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폭력·총회꾼 판치는 주총문화 ‘창피’

[발언대] 폭력·총회꾼 판치는 주총문화 ‘창피’

이후용 기자 기자
입력 2000-07-27 00:00
수정 2000-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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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LG빌딩에서 LG전자와 LG정보통신을 합병하기 위한임시 주주총회가 열렸다.회의장은 회사 직원들과 총회꾼들로 메워졌고 일반소액주주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안건처리가 시작되자 미리 준비한 10여명의 총회꾼들이 듬성듬성 앉아 있다가 원안대로 승인할 것을 주장하며 동의했다.자기네들끼리 미리 짜 맞춰놓은 계획대로 발언과 동의·재청이 이어졌고 이에 반대하는 사람에겐 발언권이 일절 주어지지 않았다.

원안대로 통과하려할 때 나는 어렵게 발언권을 얻어 찬반 의사를 표결에 부치자고 주장했으나 묵살당하고 말았다.이렇게 일방적으로 치르는 주총을 보다 못한 일부 주주들은 욕설을 퍼부으며 퇴장했고 총회꾼과 회사 직원들만남아 일사천리로 모든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 등을 운운하지만 주주총회는 1년 전이나 10년 전이나달라진 것이 없다.기업주나 사주 마음대로 어물쩍 넘겨버리는 한국의 주총문화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더욱이 해가 갈수록 조직화·지능화되고 있어 외국인들은 코웃음을 치고 있다.담합 주총으로 주주들을 따돌리고 회사직원과 총회꾼들이 릴레이식으로 발언하며 주총을 끌고가기 때문에 일반소액주주들의 권리와 발언은 철저히 차단되고 있는 것이다.한마디로 작금의 주주총회는 하나마나 한 형식적인 절차다.

주총을 불법적으로 치른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지만 이것을 개선할구체적인 법 조항이 없어 건설적인 제안과 비판적 토론을 찾아 볼 수가 없고폭력이 휘둘러지고 난장판이 되고 있다. 주주총회 하나 제대로 치르지 못하면서 온 나라가 선진국 흉내에만 골몰하고 있는 게 아닐까.지난 3월28일 H건설의 주주총회장 폭력사건과 7월22일 LG전자의 총회꾼이 총집결한 불법 통과는 한국 주주총회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제대로 주주총회를 치를 수 있도록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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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용[서울시 관악구

2000-07-2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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