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민의의 전당’임을 앞세우는 국회에서 시정아치들이나 곧잘 쓰는 욕설과 멱살잡이,주먹다짐이 난무했다.이성이 없는 동물들이 사투(死鬪)를 벌이는 모습과 흡사했다.
이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여야 의원간 격렬한 몸싸움끝에 국회법 개정안이 변칙 처리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애당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더라도 허탈감과 함께 깊은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엊그제 까지 밀레니엄 국회답게 투명한 정치,대화와 타협,상생(相生)의정치를 부르짖던 그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변칙처리는 민의에 반한 것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아마땅하다.이는 곧 일방적인 ‘게임의 룰’을 정하겠다는 것으로 민주주의를거부하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한나라당의 책임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우선 국회법의 운영위 상정자체를 거부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국회의원 136명 명의로 제출된 법안을 상정조차 못하게 막는 것 또한 다중의 힘을 빌은 집단이기주의에 다름 아니다.이 때문에 국회법은 해당 상임위에서 심의조차 하지 못하는 불행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또 이번 사태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누가 보더라도 고개를 갸웃할 수 있는모습이 TV 카메라 등에 잡힌 게 사실이다.이회창(李會昌)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지난 22일 골프장 오찬회동이 그 첫 번째다.국회법이처리된 24일 밤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부총재를 필두로 8명이 항의차 김종호(金宗鎬)국회부의장 집에 찾아가 김 부의장과 벌인 술자리가 두 번째다.
특히 김 부의장 집의 술자리에서는 최고급 양주인 ‘로얄 살루트 21년’이나왔고,밤 늦게까지 파안대소가 이어졌다고 한다.이면(裏面)합의설도 이런맥락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매지 말라(李下不整冠)’는 속담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정치개혁 시민연대가 25일 날치기 구태를 꼬집으면서 “한나라당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을 15석으로 제안함으로써 날치기상황을 조성했다는 의혹을밝혀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한 데서도 ‘투명’하지 못한 우리 정치의 한단면을 읽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오풍연 정치팀 차장]poongynn@
이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여야 의원간 격렬한 몸싸움끝에 국회법 개정안이 변칙 처리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애당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더라도 허탈감과 함께 깊은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엊그제 까지 밀레니엄 국회답게 투명한 정치,대화와 타협,상생(相生)의정치를 부르짖던 그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변칙처리는 민의에 반한 것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아마땅하다.이는 곧 일방적인 ‘게임의 룰’을 정하겠다는 것으로 민주주의를거부하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한나라당의 책임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우선 국회법의 운영위 상정자체를 거부한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국회의원 136명 명의로 제출된 법안을 상정조차 못하게 막는 것 또한 다중의 힘을 빌은 집단이기주의에 다름 아니다.이 때문에 국회법은 해당 상임위에서 심의조차 하지 못하는 불행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또 이번 사태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누가 보더라도 고개를 갸웃할 수 있는모습이 TV 카메라 등에 잡힌 게 사실이다.이회창(李會昌)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지난 22일 골프장 오찬회동이 그 첫 번째다.국회법이처리된 24일 밤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부총재를 필두로 8명이 항의차 김종호(金宗鎬)국회부의장 집에 찾아가 김 부의장과 벌인 술자리가 두 번째다.
특히 김 부의장 집의 술자리에서는 최고급 양주인 ‘로얄 살루트 21년’이나왔고,밤 늦게까지 파안대소가 이어졌다고 한다.이면(裏面)합의설도 이런맥락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매지 말라(李下不整冠)’는 속담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정치개혁 시민연대가 25일 날치기 구태를 꼬집으면서 “한나라당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을 15석으로 제안함으로써 날치기상황을 조성했다는 의혹을밝혀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한 데서도 ‘투명’하지 못한 우리 정치의 한단면을 읽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오풍연 정치팀 차장]poongynn@
2000-07-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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