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엄 참석차 서울 온 佛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심포지엄 참석차 서울 온 佛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2000-07-08 00:00
수정 2000-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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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56)이 심포지엄 참석차 내한,7일 오전 기자회견을 가졌다.소르망은 지난 15년동안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해 많은 예술가 정치인 기업인과 교분을 맺었으며,프랑스 총리 자문위원으로 있던 지난 96·97년에는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두차례 방북하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방북 경험과 북한의 문화·예술 평가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는데 북한에 대한 그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소르망은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서양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진짜 한국’인 척 하고 있다”면서 “전통예술을 그대로 재연하지만 대신 창작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그는 “북한을 거대한 박물관이라고도 하는데 살아 흘러가는 게 없는 점을 보면 거대한 무덤이나 다름없다”고 표현했다.

지난달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였다.소르망은 “그 만남이 한국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을 것은 당연하다”고 전제하고 “하지만유럽의 시각은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입장에서 보자면 두 국가 지도자의 회담이라기 보다는 한 대통령과 한 독재자의 만남일 뿐이었다”고 말하고 “북한에 관한 모든 것은 북한내부에서 결정하지 외부 작용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앞으로 강경파와 협상파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고 그 결과에 따라 북한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예측했다.

그러나 소르망은 “한국의 햇볕정책도 찬성하고 정상끼리의 만남도 찬성한다”면서 “하지만 모든 일이 한번에 풀릴 것처럼 기적을 바라지는 말라는 뜻”이라고 보충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때 한국이 자신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한 바 있다.오는 2002년 월드컵 때는 한국을 홍보하는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를 묻자 소르망은 당시 에피소드를 하나 공개했다.한국이현대국가임을 부각하는 데 급급하자 외국기자들은 ‘한국적인 게 뭐냐’를찾아나섰고 그 결과 정부의 폐쇄정책에도 불구하고 한 구석에 남아 있는 보신탕집을 발견했다는 것.그 보신탕집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사실을 예로 들면서 소르망은 “한국은 전통과 현대가 함께 숨쉬는 훌륭한 문화예술을 가진만큼 이를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고 잘라말했다.다만 외국에서는 한국문화가중국·일본 문화의 중간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이들과 다른 점을 집중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충고했다.그는 한국음식이야말로 중국·일본과 차별이 되는 훌륭한 문화의 본보기라고 예를 들었다.

인터넷이 문화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도 소르망은 자신있게 답변했다.

그는 “인터넷이 세계화를 앞당겨 예술언어가 영어로 통합돼 간다든지,디즈니·코카콜라 문화가 전세계를 석권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잘 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세계화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한 소르망은 “인터넷은 이미 현대인의 삶에 일부가 됐으며 고립되던 문화가 세계에 알려지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그는 “프랑스인인 나는 프랑스어가 세계 공용어가 되기를 바라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영어라는)하나의 언어가 국제 커뮤니케이션의 공동도구가 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기자회견 자리에는 영국 기업메세나협의회 사무총장인콜린 트위드도 참석했다.두 사람은 이날 오후3시부터는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업과 문화예술,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소르망은 “한국에는 타고난 예술가가 많으며 예술창작 활동도 매우 활발하다”고 치하하고 이같은 문화적 힘이 곧 경제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따라서 기업이 문화활동을 적극 지원,세계에 문화적 이미지를 높이면 수출 등 경제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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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원기자 ywyi@
2000-07-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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