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주현 “도둑 이렇게 힘든줄 몰랐어요”

탤런트 주현 “도둑 이렇게 힘든줄 몰랐어요”

장택동 기자 기자
입력 2000-07-06 00:00
수정 2000-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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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를 좀더 팽팽하게 당기세요.긴장하지 마시고 줄을 천천히 당겼다 밀었다 하면서 내려오면 됩니다” 지난 4일밤,서울 성북동 ‘서울성곽’에는 탤런트 주현이 10m높이의 성곽담장에 안전요원 1명과 함께 매달려있다.SBS 월화드라마 ‘도둑의 딸’ 촬영현장이다.

이날 촬영한 부분은 딸 명선(김원희)의 결혼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광수(주현)가 창만(정원중)과 함께 은행털이 연습을 하는 장면이다.오는 11일 밤 방송된다.

군대를 제대한 뒤 한번도 비슷한 훈련조차 받아본 적이 없다는 주현이 58세의 나이와 100㎏의 육중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대역을 마다한 채 직접 열연했다.“체구가 커서 대역 구하기도 어려워요”라고 주현은 웃으며 말하지만 보고 있는 스태프들은 초조하고 불안하다.구경나온 30여명의 주민들도 숨을 죽인다.계속되는 무더위에 조명기구와 촬영차량에서 뿜어져 나온 열기로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지만 위험스런 촬영에 배우도,스태프들도 잠시 더위를 잊는다.

옆에서 돕던 안전요원까지 담장 위로 올라가 버리고 성준기PD는 “하나,둘,시∼작”이라고 외치면서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다.막상 안전요원마저 사라지자 주현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감돈다.밤이라 주위가 잘 보이지 않는데다사람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높이에 혼자 매달려 있으니 평소 강심장이라는주현도 겁이 날 수 밖에 없다.

드라마에서 주현을 훈련시키는 역을 맡은 정원중은 밑에서 “아,좀 빨리 내려오세요.그렇게 내려오면 날 샌다니까!”라고 성화다.주현은 “눈에 날파리가 들어가서 눈 비비느라고 그래”라고 맞받아친다.한발한발 내려올수록 고참 ‘도둑’의 여유가 돋보인다.그러나 한번이면 끝날 줄 알았더니 성PD는한번 더 하자고 한다.처음에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각도로 찍었으니 이번에는밑에서 올려다보는 것으로 한번 더 촬영해야겠다는 것이다.주현은 군소리 없이 다시 성곽에 오른다.오후 8시10분부터 시작된 촬영은 밤 11시 가까이 돼서야 일단락됐다.

주현은 “그동안 수상스키 등으로 몸을 다져왔지만 막상 성벽에 매달려 보니 팔힘도 모자란 것같고 겁도 났다”면서 큰 숨을 몰아쉰다.‘허준’이 끝난뒤 월화드라마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제작진과 출연자들의 구슬땀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장택동기자 taecks@
2000-07-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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