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명동 국립극장 되찾기

[외언내언] 명동 국립극장 되찾기

임영숙 기자 기자
입력 2000-07-01 00:00
수정 2000-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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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이 명동을 떠난후 내 마음속에서 명동은 그 빛을 잃었다.기자로서출입처가 바뀐탓에 소원해진 정도가 아니라 명동이 더 이상 서울의 심장부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느껴진 것이다.국립극장이 떠나자 명동을 찾던 연극인·음악인·미술인들의 발길도 끊겼고 문화가 사라진 명동은 번잡한상업지역,그것도 새로 떠오른 강남에 밀려 이류 상가지역으로 전락했다. 카페 테아트르,삼일로 창고극장,엘칸토 예술극장 등 소극장들이 예술의 거리로서 명동의 명성을 지키려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정감있는 음악다방이나 대폿집들 역시 국립극장 없이는 지탱할 수 없었다.

명동의 옛 국립극장을 문화예술공간으로 되살리자는 백만인 서명운동이 지난달 29일 시작됐다.반가운 일이다.특히 예술인 뿐만 아니라 명동 상인들이이 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명동 상인들이 그동안 명동축제를 비롯해 야외 상설무대를 설치하여 명동 되살리기 운동을 펼쳤지만 문화공간이 없는 명동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명동은 하루 유동인구가 150만∼200만명에 이르고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으나 본격적인 문화시설이 없는 형편이다.

현재 대한종합금융 사옥으로 사용되고 있는 옛 명동 국립극장 건물은 1934년 영화관(명치좌)으로 건립됐다가 해방후 시공관으로 바뀌었고 57년 다시국립극장으로 바뀌었다.73년 10월 국립극장이 중구 장충동으로 신축 이전하기 까지 이곳은 한국연극과 오페라,무용,창극의 산실 역할을 했고 그 이후에도 3년간 국립극장 산하 ‘예술극장’으로 이름을 바꾸어 명맥을 유지하다가75년 대한투자금융에 매각됐다.

이 건물을 다시 문화공간으로 살리자는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 95년 대한투금이 이 건물을 헐고 새 사옥을 짓기로 했을때도 옛 국립극장살리기 운동이 벌어져 건물 철거를 막았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청와대, 서울시,문화관광부 등에 건의서가 전달됐다.문화예술인들은 “언로(言路)가 막힌시대에 문화적 고려없이 정부가 국립극장 건물을 매각했으니 정부가 책임지고 명동 국립극장을 살려 내야한다”고 주장한다.한때는 문화예술인들이 주축이 돼 ‘명동국립극장 재매입 모금위원회’구성도 논의됐으나 700억원이넘는 규모여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비슷한 시기에 건립된 동숭동의 문예진흥원 본관,고려대 본관 등이 사적(史蹟)으로 지정된 점을 들어문화재 지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외부 기본형을 제외하고는 원형이 소멸됐다는 이유로 역사적 보존건물 대상으로는 부적합하다는것이 당국의답변이었다.

시민들의 줄기찬 요구에 언제까지 당국은 궁색한 변명만 늘어 놓을 것인지답답하다.최근 삼청각이 여론의 힘으로 철거위기에서 벗어났듯이 명동 국립극장도 정부 차원에서 매입하거나 토지를 교환해주는 방법 등으로 되살려야할 것이다.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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任英淑 논설위원 ysi@
2000-07-0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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