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금난 해결, 정부·채권단간에도 미묘한 입장차

현대 자금난 해결, 정부·채권단간에도 미묘한 입장차

박현갑 기자 기자
입력 2000-05-30 00:00
수정 2000-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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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금난 해결을 위한 정부와 채권단,현대간의 힘겨루기가 일단 봉합되는 것 같다.현대측의 반발이 예상 외로 거세고,현재의 시장상황이 현대문제를 소화해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와 외환은행은 28일에 이어 29일에도 현대측 자구계획에 대한 수정·보완문제를 놓고 협상을 계속했다.이견을 보이고 있는 대목은 부실경영 책임자교체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한 우량 계열사 매각, 지배구조 개선 등 3∼4가지다.

부실경영 책임자 교체문제는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회장.이창식(李昌植)현대투신사장의 퇴진으로 귀결된다.물론 정부는 이와 관련,관치경제 시비를 염두에 둔 듯 “특정인 교체를 이야기한 바 없다”고 한 발 물러선다.그러나정부측 표현인 ‘부실 책임있는 사람’이 이들임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대측은 이에 대해 “주총 결의사안으로 이미 주주들로부터 신임을 받았다”는 원칙론을 되풀이하고 있다.게다가 특정인을 교체하라는 것은 자본주의원칙에도 어긋나는 경영권 침해라고 반박한다.

지배구조 선진화문제는 현대로서는 ‘뜨거운 감자’다.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을 뜻하기 때문이다.정부는 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을위해선 족벌경영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는 정 명예회장의 완전 퇴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현대측은 정 명예회장이 경영에 간섭하지 않고 사실상은퇴한 상태라는 점을 내세우며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주저하고 있다.

계열 분리문제의 경우 양측의 협상 결과에 따라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있는 대목이다.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책도 마찬가지다.현대측은 자구책의범위를 현대건설에 국한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채권단은 그룹 차원의 추가 유동성 확보책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간에도 미묘한 입장 차이가 감지된다.채권단은 대출금 회수를위한 유동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정부는 이 기회에 현대의 구조조정에 장애요인이 돼온 정 명예회장과 가신 최고경영자 그룹의 정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현갑기자
2000-05-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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