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금난 파장/ 정부·주거래은행 시각

현대 자금난 파장/ 정부·주거래은행 시각

안미현 기자 기자
입력 2000-05-27 00:00
수정 2000-05-2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부와 주거래은행이 ‘현대 불끄기’ 총력전에 나섰다.26일 현대건설의 자금난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금융시장을 일파만파의 충격속으로 몰아넣고있다.그러나 정부는 ‘현대는 대우와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거래은행의 시각=외환은행 현대계열 여신담당자는 위기설의 진앙지가 현대건설과 현대상선이었으나 당좌대월한도 증액으로 이미 여유를 되찾은 상태라고 밝혔다.현대상선의 경우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삼성카드와삼성캐피탈이 지난 4월부터 갑자기 2,700여억원의 여신을 회수하는 바람에유동성 위기를 겪은 것이며 이 고비는 500억원 당좌대월한도 증액으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건설은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은데다 시장에서 기업어음(CP) 만기연장이 안돼 자금압박이 심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위기 소문이 돌면서 제2금융권이 만기연장을 안해주는 바람에 건설이 올들어 상환한 CP만도 5,000억원”이라면서 이 정도되면 어느 기업이라도 캐시플로우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는 대우와 다르다=현대그룹 전체의 당좌대출한도 소진율은 지난 연말4.91%에서 올 3월 21.69%로 급격히 늘었으며 4월에는 28.13%로 더 뛰었다.외환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당좌소진율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0∼30%대면 아직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대우그룹의 경우 부도 직전 당시 당좌소진율이 90%대에 육박했었다.

또 1년내에 갚아야하는 현대의 단기차입금이 전체부채의 25%로 양호하다는점도 대우와 다른 점이라고 외환은행측은 분석했다.금융감독위원회 서근우(徐槿宇) 제2심의관도 현대의 전체 부채 52조6,000억원중(상거래채권 포함,작년말기준) 70%가 회사채 및 CP이며 이중 50%가량이 회사채여서 채무구조가매우 안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시각=정부는 현대 문제가 지난 4월 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되면서 돌출돼 현대투신사태로 팽창된 것인 만큼 근본적으로 계열사의 부채과다와 영업력 저하가 원인이었던 대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진단하고 있다.‘구조적인 위기’라기 보다는 ‘신뢰성의 위기’라는 얘기다.

따라서 현대가시장의 신뢰만 회복하면 조만간 자금사정이 정상화될 것으로전망한다.

정부와 외환은행은 조만간 CP한도를 풀어 현대의 자금줄을 터줄 예정이다.

대신 현대에 강도높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이 25일 급작스럽게 현대건설 중공업 상선 등의 지분을 정리한것이나 이튿날 정몽헌(鄭夢憲) 회장이 김경림(金璟林) 외환은행장을 부랴부랴 면담한 것은 시장에 현대의 지배구조개선 의지를 알리려는 의도다.그러나 고강도 자구노력이 동반되지 않은,단순한 정 명예회장 일선퇴진이나 지분정리 만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럽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안미현기자 hyun@
2000-05-27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