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미국은 달을 공동묘지화 하지말라

[발언대] 미국은 달을 공동묘지화 하지말라

김순희 기자 기자
입력 2000-05-20 00:00
수정 2000-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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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음력의 기준이 되는 달은 동양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녀왔다.전래동화는 달에 두 마리의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고 묘사하고 있다.타향살이하는 사람들은 달을 보며 고향과 사랑하는 이를 떠올리며눈물짓고,새해 첫 보름을 맞은 사람들은 달에게 소원을 빈다.69년 인간이 달에 첫발을 디딘 이후로 달에 대한 동경심은 예전에 비해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인류에게 달은 신비의 대상이다.

2년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슈메이커 레비 혜성의 공동발견자인 유진 슈메이커 박사의 화장한 유골을 달탐사선을 통해 달에 보냈다는 소식을 접했을때는 평생을 혜성연구에 투신한 사람이므로 그만한 자격이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NASA가 지난해에도 화장한 유골을 실은 로켓을 달표면에 충돌시키는방법으로 36명을 달에 매장했으며 최근 미국 셀레스티사가 달에 매장되려는희망자의 예약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을 땐 충격을 받았다.

달은 로켓을 쏘아 올릴 과학력과 경제적 능력이 있다고 해서 한 나라가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지금 세계 곳곳은 기상이변과 천재지변으로 고통받고 있다.이에 사람들은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고 복구하느라 수많은 재원과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한 운동을 펼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문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깨끗한 자연을 물려주자’,‘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우리가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쓰고 있는 것이다’ 등이다.달도 마찬가지다.우리의 후손들이서양인들의 유골이 안치된 달을 향해 한 해의 소원을 빈다고 생각하니 서글픈 생각이 든다.이미 안치된 것은 어쩔수 없다고 하지만 앞으로 추진될 달의묘지화는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인당 1만2,500달러나 되는 경비를 들여 달에 묻히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그런 돈이 있으면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과 무분별한개발로 신음하고 있는 지구를 위해 써달라고.그런 것이 캡슐에 담긴 유골이되어 달표면에 매장되는 것보다 의미있고 아름다운 죽음이 아니겠냐고 말이다.



김순희[경기도 하남시 신장2동]
2000-05-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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