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 기업문화 다시 주목

현대·삼성, 기업문화 다시 주목

입력 2000-05-06 00:00
수정 2000-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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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투신증권 사태로 국내 1,2위 그룹인 현대와 삼성의 ‘기업문화’가 업계에서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사재출연 문제를 둘러싸고 두 총수가 보여준대조적 행태가 외부에 비친 기업이미지와 꼭 닮았기 때문이다.

■버티기 현대 92년 10월,현대상선 등 현대 계열사들이 무더기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을 때의 일.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은 추징세액이 세무조사 결과 1,309억원으로 결정되자 이듬해 1월 초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그는 “세무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으며,세금은 한푼도 낼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뒤 20여분만에 자리를 떴다. 세무조사가 다분히 정치적이란 게 현대 주장이었다.그러나 정부의 압력과 여론이 악화되자 이틀만에 슬며시 “세금을 내겠다”며 고집을 꺾었다.

지난 3월엔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 인사문제가 정몽구(鄭夢九)·몽헌(夢憲) 회장의 경영권 다툼으로 비화되면서 정부와 여론으로부터 지배구조개선을 강도높게 요구받자 막판까지 버티다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정몽헌(鄭夢憲) 회장도 현대투신 정상화를 위한사재출연과 관련,처음엔 “법적으로 책임질 이유가 없고,내놓을 재산도 없다”며 정부측과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다 벼랑끝에 몰리자 결단을 내렸다.

■발빠른 삼성 삼성자동차 부실이 사회문제로 불거지기 시작한 99년 4월.이학수(李鶴洙)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이헌재(李憲宰)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으로부터 삼성차 문제해결을 위해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사재출연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를 들었다.이 본부장에게서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이 회장은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이해 당사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고,내 재산을내는 데 개의치 말라”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정부 등의 파상공세에 아무런 대꾸도 안하면서 두달동안이 회장이 보유 중인 삼성생명 주식을 중심으로 한 사재출연 방안을 극비리에 준비했다.사재출연 규모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의 물밑 조율이 있었지만현대와는 대조적으로 조용히,그리고 신속히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육철수기자 ycs@
2000-05-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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