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美증시 반등 배경

전문가가 본 美증시 반등 배경

최철호 기자 기자
입력 2000-04-19 00:00
수정 2000-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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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가 대부분의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이 예측한대로 17일 다시 치솟았다.

다우존스 공업지수가 276.74포인트(2.96%)가 올라 10,582.51을 나타냈으며,초점이 된 나스닥(NASDAQ)지수 역시 217.87포인트(6.56%)가 올라 3,539.16으로 올라섰다.

하루동안 무려 12억주의 주식이 거래될 만큼 투자심리도 활발했다.“지난목요일과 금요일과는 전혀 다른 장세입니다.”뉴욕증권거래소 관리인 조세프캔지미씨의 말처럼 ‘블랙먼데이’가 아닌 ‘브라이트(bright),샤이닝(shining) 먼데이가 된 것이다.

이날 미 증시의 반등은 역시 첨단 대형주가 주도했다.반도체 관련 전부문주식이 지난주 금요일의 하락을 거의 만회했다.필라델피아증시 반도체 지수가 무려 13.19%나 올라서 1,009.99을 나타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이중 인텔사와 시스코 시스템,그리고 선 마이크로소프트사는 하룻 상승폭으로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첨단 관련 우량주에 대한 선호도가 컸다.

첨단주가 상승을 주도했다는 것은 신경제 과열론과 거품론 등으로 대별되는과대 평가론이 장중에 가득,지난주까지 드리워졌던 폭락우려를 털어내고 다시 상승 기조를 탈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에 모두들 주목한다.

월가의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주말까지 주가하락을 통해 대부분 과열이 진정되고 거품이 제거됐다고 보면서 반등을 예고해왔다.증시가 쓸데없이 요동칠필요가 없다는 반성이자 앞으로의 상승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다.

이들이 내놓는 전망의 근거는 미국의 경제기조가 탄탄하다는 것. 5.6%의 생산성 향상에서 보여주는 정보화시대 고효율 경제활동은 이미 4.0∼4.2%의 최저 실업률,4%가 넘는 경제성장률 유지 등으로 검증됐기 때문이란 논리이다.

일부 하락의 원인이 됐던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결국 월가에서는 그리 크게고려할 사항이 아니었다는 분석이다.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비록 0.7%상승한것은 과열 우려의 경기속에서 무시될 수 있는 수치이며,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이미 고려중인 0.25%의 단기 금리 인상으로 충분히 다뤄질 수 있는 정도라는 것.

뉴욕 배론 투자회사 모티 샤사 분석관은 “미 경제는 블랙먼데이를 보여줬던 87년 10월 13일,즉13년전과 다르다”면서 “지금의 주제는 폭등,폭락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조정되느냐다”라며 조정국면임을 단언했다.

즉 지난주의 증시하락은 이같은 장기호황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첨단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차별화를 가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월가의 글로벌자문사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네드 라일리는“최근까지 과열우려를 낳았던 증시예측방법과 투기성향 투자방법을 정화시킬 필요가 있었다”면서“그런 의미에서 지난주 하락은 좋은 약”이라고 지적했다.증시에 이름만 올리면 상한가를 치는 검증없는 첨단기업의 인기는 이번 조정으로 사라질것이란 전망이다.

기관투자가가 하루 4억5,000만달러를 투자할 때 개인투자가들은 8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투기식 장세도 이번 조정을 통해 마감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hay@.

*널뛰기장 원인은.

17일 미 증시 나스닥 지수가 217.87포인트 급상승하는 것을 본 세계증시인들은 지난주의 하락이 새삼스러워진다.도대체 단기간에 변동폭이 25%에 달하는 급등락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가.

뉴욕타임스는 17일 지난 주 첨단 기술주 폭락세는 닷컴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며 전망 없는 닷컴기업 솎아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분석했다.따라서 앞으로 닷컴 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는 더욱 선별적이고 신중한 쪽으로 바뀌게 될 것으로 신문은 예상했다.

미국에서는 작년 한해 동안 기업에 투자된 벤처자본 규모가 483억달러에 달해 전년의 192억달러에 비해 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 30일간에도 670개 기업에 102억 달러의 벤처투자가 이뤄질 정도로 무서운 속도의 증가세를 보여왔다.그러나 이런 벤처자본 유입은 지난 주 폭락세를 기점으로 크게 둔화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7일 급등락의 원인을 증시가 신중한 투자 원칙보다는 인간의 ‘탐욕’에 의해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신문은 불과몇개월 전만해도 사람들이 기업의 시장가치 등 주식평가를 절대적인 것으로여겼으나 이런 합리적 투자원칙에서 급속히 이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신문은 투자자들이 나스닥 지수 폭등기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기술관련 기업들의주식을 마구 매입,주당 10∼20달러밖에 안되는 것을 몇개월만에 200∼300달러,심지어 400달러까지 치솟도록 한 것을 예로 들었다.

신문은 이런‘거품성’투자는 역사적으로 대부분 끔찍한 폭락과 투자자의대손실로 귀결됐지만 인간의 탐욕은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신문은 현재증시를 압도하고 있는 투자심리 위축이 주식 투자를 통해 한탕하려는 투자욕구가 다시 살아나야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에드워드존스 투자사의 수석 투자가인 앨런 스크랜카는“첨단주에 개성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으며,그 개성은 바로 기술의 테두리 내가 될 것”이라고첨단주 차별론을 말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2000-04-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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