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관현악단의 ‘겨레의 노래뎐’공연이 지난 17∼18일 극립극장 대극장에서 있었다.국립중앙극장이 책임운영기관으로 바뀌고,연극인 출신 김명곤극장장이 취임한 뒤 처음으로 기획한 무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번 공연에선 두가지 변화가 부각됐다.처음 선보인 ‘김명곤식 레퍼토리’가 음악적 변화를 보여준다면,유료입장객이 늘어나고 무대와 청중의 교감이증폭된 것은 새 체제 이후 극장의 체질개선을 상징하는듯 했다.
주제가 일러주듯 이 공연에는 한국인이 불렀거나,부르고 있는 노래의 양상을종합적으로 보여주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이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김극장장이 몸담아온 ‘노래운동’의 연장선상에서 프로그램을 짜되 ●책임운영기관으로 관객의 호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만큼 ‘인기 소리꾼’들을 총동원하는 방법으로 구체화했다.
첫곡인 김회경 작곡 ‘태백산’은 국악관현악단의 표준 레퍼토리.황해도 뱃노래 ‘태질소리’‘에밀량’은 바다라는 산업현장의 노동요다.장사익이 부른 ‘나그네’‘찔레꽃’이 전통적 정서를바탕으로 한 한국식 서양노래였다면,김성녀와 김성기가 부른 김영동의 음악극 ‘한네의 승천’가운데 두 곡은전통음악의 현대적 변용이었다. 국립합창단이 참여한 가운데 풍물과 전투적인 북의 군무가 각각 주도한 정태춘의 ‘다시가는 노래’와 ‘어허,배달나라!광영이여’는 한국 현대사에서 노래가 갖는 주요 기능의 하나가 무엇인지를새삼 확인시켜주는 볼거리라 할 만했다.
청중의 반응은,마지막곡인 ‘청산별곡’이 끝난 뒤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나서 ‘아리랑’으로 한바탕 뒷풀이를 해야할만큼 따뜻했다.따라서 김극장장의첫 작품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데는 조금도 인색해선 안될 것이다.그러나 이날 국악관현악단이 보여준 가능성은,같은 이유로 한계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객이 뒤바뀌었기 때문이다.국악관현악단은 제 정기연주회였지만,철저히 ‘그들 중의 하나’에 머물렀다.나아가 한영애가 재즈풍으로 부른 ‘새야 새야’에선,물론 우리 노래문화가 지닌 현실적 양상의 일단을 보여준다는 뜻이읽히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아예 피아노와 드럼에 자리를 내주었다.
그럼에도 올해 정기연주회 계획은 음악극이나 창작가극,노래극 등 스스로를소외시키는 프로그램 일색이다.이 악단이 진정으로 한국 음악문화 발전을 위해 주어진 몫을 다하려면,‘버라이어티 쇼’의 ‘백 오케스트라’가 아니라무대 앞에 홀로 나서 당당하게 검증받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서동철기자 dcsuh@
이번 공연에선 두가지 변화가 부각됐다.처음 선보인 ‘김명곤식 레퍼토리’가 음악적 변화를 보여준다면,유료입장객이 늘어나고 무대와 청중의 교감이증폭된 것은 새 체제 이후 극장의 체질개선을 상징하는듯 했다.
주제가 일러주듯 이 공연에는 한국인이 불렀거나,부르고 있는 노래의 양상을종합적으로 보여주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이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김극장장이 몸담아온 ‘노래운동’의 연장선상에서 프로그램을 짜되 ●책임운영기관으로 관객의 호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만큼 ‘인기 소리꾼’들을 총동원하는 방법으로 구체화했다.
첫곡인 김회경 작곡 ‘태백산’은 국악관현악단의 표준 레퍼토리.황해도 뱃노래 ‘태질소리’‘에밀량’은 바다라는 산업현장의 노동요다.장사익이 부른 ‘나그네’‘찔레꽃’이 전통적 정서를바탕으로 한 한국식 서양노래였다면,김성녀와 김성기가 부른 김영동의 음악극 ‘한네의 승천’가운데 두 곡은전통음악의 현대적 변용이었다. 국립합창단이 참여한 가운데 풍물과 전투적인 북의 군무가 각각 주도한 정태춘의 ‘다시가는 노래’와 ‘어허,배달나라!광영이여’는 한국 현대사에서 노래가 갖는 주요 기능의 하나가 무엇인지를새삼 확인시켜주는 볼거리라 할 만했다.
청중의 반응은,마지막곡인 ‘청산별곡’이 끝난 뒤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나서 ‘아리랑’으로 한바탕 뒷풀이를 해야할만큼 따뜻했다.따라서 김극장장의첫 작품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데는 조금도 인색해선 안될 것이다.그러나 이날 국악관현악단이 보여준 가능성은,같은 이유로 한계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객이 뒤바뀌었기 때문이다.국악관현악단은 제 정기연주회였지만,철저히 ‘그들 중의 하나’에 머물렀다.나아가 한영애가 재즈풍으로 부른 ‘새야 새야’에선,물론 우리 노래문화가 지닌 현실적 양상의 일단을 보여준다는 뜻이읽히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아예 피아노와 드럼에 자리를 내주었다.
그럼에도 올해 정기연주회 계획은 음악극이나 창작가극,노래극 등 스스로를소외시키는 프로그램 일색이다.이 악단이 진정으로 한국 음악문화 발전을 위해 주어진 몫을 다하려면,‘버라이어티 쇼’의 ‘백 오케스트라’가 아니라무대 앞에 홀로 나서 당당하게 검증받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서동철기자 dcsuh@
2000-03-2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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