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짜리 대하사극 ‘왕건’-촬영 이모저모

300억짜리 대하사극 ‘왕건’-촬영 이모저모

입력 2000-03-10 00:00
수정 200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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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일을 내려면 이 정도는’오는 4월1일 첫방송되는 KBS 대하사극 ‘태조 왕건’(극본 이환경 연출 김종선)의 물량 투입이 화제다.2년전 ‘용의 눈물’을 끝내면서 이환경 작가와김재형 PD가 “지금껏 TV에서 다루지 못했던 고려사를 본격적으로 조명해보자”며 기획작업에 들어갈 때 예상한 제작비는 200억원 선.그러나 첫회 방영을 앞둔 현재 300억원을 육박하리라는 전망도 나돈다.

고려시대를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오픈세트를 3곳에 짓느라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고 있고 여기에 군중장면이 많아 엑스트라를 동원하느라 애도 먹고‘출혈’도 적지 않다.

지난해부터 경북 문경시 상촌리 도립공원안 2만여평 부지에 25억원의 예산을투입해 건설(!) 중이던 고려 개경궁 오픈세트가 8일 위용을 드러냈다.개경궁은 아파트 9층 높이인 27m에 철제 H빔 30개,원목기둥 150여주,FRP 기와 500여장을 들여 지은 반영구적 건물.

이곳 오픈세트에는 개경궁 말고도 사비궁,궁예궁 등 왕궁 3채와 기와집 42채,초가집 40채,연못 등이 들어섰다.

이에 앞서 지난 6일에는 충북 제천시 성내리 충주호 일대 1만2,000여평에 3억5,000여만원이 투입된 개경 예성강의 벽란도 포구 오픈세트가 공개됐다.

이날 함께 거행된 길이 35m,70t급 고려시대 배 진수식도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이 배는 동해항에서 고기잡이배를 외장만 꾸민 것.단장 비용만 550만원이들었고 이 배를 충주호까지 끌어오느라 1,000여만원을 쓰는 등 3,500만원이투입됐다.

후삼국 시대의 전함도 복원된다.장경호 경기도박물관장과 김동현 문화재위원등의 자문을 받아 5척이 건조된다.왕건이 견훤과 많이 벌였던 수상 전투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다.

전투신이 많다보니 엑스트라 규모도 만만찮다.지난달 22일 경기도 여주에서촬영된 궁예군의 철원성 공격장면에는 엑스트라만 1,500명이 동원됐다.이들이 의상을 갈아입는 데만 5시간이 넘게 걸리고 이들에게 식사까지 제공해야하니 보통 일이 아니다.이날 영하 12도를 오가는 맹추위에 일부 엑스트라들이 줄행랑을 치는 바람에 군중신 촬영에 이만저만 애를 먹은 것이 아니다.

오픈세트들은 대부분 10년동안 촬영장소로 사용한 뒤 해당 지자체에 기부채납된다.오픈세트를 찾는 일반인의 발길이 이어져 지자체의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부상,드라마 홍보효과를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그러나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촬영에 어려움을 겪어 오픈세트를 따로 짓는 의미가퇴색되는 게 새로운 고민거리.

임병선기자 bsnim@
2000-03-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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