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애 장편소설‘에덴의 서쪽’

박정애 장편소설‘에덴의 서쪽’

입력 2000-03-08 00:00
수정 2000-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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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애의 장편소설 ‘에덴의 서쪽’이 문학사상사에서 출간됐다.2년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당선된 작품으로 잡지에 분재되어 오다 작가의 손질을 거쳐 단행본으로 완간됐다.

작가의 첫 소설인 이 작품은 나이든 어머니와 젊은 딸의 일생을 이야기한것으로 읽기 쉽고 매우 흡인력 있다.어머니는 전근대적인 굴종 상태를 자각하고 반발하는 여성 독립화의 초기 모습을 담고 있고 딸은 그뒤 좀 더 분화되고 세련된 각성 과정을 거친다.

어머니는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나 논 두 마지기에 다리가 불구인 신랑의 재취로 들어갔다가 동서와 함께 탈출한다.고난 속에서 딸을 얻는데 이번엔 여자를 밝히는 남편으로부터 벗어나 또다시 혼자 시작한다.딸은 그런 환경에서 상처받고 강해지면서 현대 여성으로 성장한다.

책 커버 안쪽에 소설가 최수철은 이 작품이 “삶을 구동하는 원초적인 힘을 포착하고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났다”며 “인간적인 비극성과 맞닿아 있는유머 감각과 더불어 전체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칭찬한다.그러나 ‘에덴의 서쪽’은 인물도 인물이지만 여성성 세우기,페미니즘이란 사상내지 교조가 은근히 우선하고 있다.

이야기가 재미있고 인물이 흥미로워 빠질려고 할 때마다 작중 인물의 피와살에 젖어있는 소설가보다는 튼튼한 이론틀을 갖춘 지성인을 만나 움찔해지곤 한다.작중 어머니란 인물은 종속적 인간에서 자주적 인간으로 깨어나는여성을 상정할 때 끄집어낼 수 있는 여러 케이스를 맵시있게 이어붙인 조각보처럼 보인다.딸의 이야기는 성인 여성의 수기같이 방만하게 흐르곤 한다.

김재영기자
2000-03-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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