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會昌총재 내분수습 ‘승부수’

李會昌총재 내분수습 ‘승부수’

오풍연 기자 기자
입력 2000-02-26 00:00
수정 2000-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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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5일 두 가지 ‘승부수’를 띄웠다.김영삼(金泳三·YS)전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전격 방문한 데 이어 특별기자회견을가졌다.

이총재는 이같은 승부수를 통해 일주일째 계속되는 당내 공천 후유증을 잠재우고 ‘신당 바람’에도 맞서겠다는 전략이나 그대로 맞아떨어질지는 미지수다.이총재의 기대와는 달리 두 가지 사안 모두 현재 진행형으로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총재가 일반의 예상을 깨고 이날 아침 상도동을 전격 방문한 것은 김전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세 확산에 나선 신당 돌풍을 꺾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3김정치 청산’을 주장했던 이총재가 공천의 정당성을 훼손당하고 ‘입지약화’를 초래할 게 분명한데도 YS를 찾은 데는 “위기국면을 돌파하려면 방문 이외에 다른 묘수가 없다”는 상황인식이 작용한 듯하다.

이총재는 또 김덕룡(金德龍)부총재와 강삼재(姜三載)의원 등 당내 일각에서제기한 당 지도부 ‘인책론’에 대해서는 “총선 후 당원들의 재신임을 묻겠다”고절충안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중앙선대위 수도권대책위원장으로서 ‘공천 인책론’을 제기했던서청원(徐淸源)의원은 “이총재가 공천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고 총선이후에 모든 책임을 진다고 하니 잘 수습될 것”이라면서 “모든 문제나 책임은 총선이 끝난 뒤 따져도 될 것”이라고 이총재에게 일단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이총재의 이같은 수습방안에 대해 당내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이총재가 ‘선(先)총선,후(後)책임론’을 언급한 대목과 관련,“이같은 미봉책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대처가 안이하다고 지적했다.‘총선후에 보자’는 정도로는 김덕룡 의원 등 ‘인책론’을 강력히 주장했던 측을 모두설득할 수 없을 것 같다.

또 이총재가 “신당 추진은 아무런 명분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신당추진인사들과 마찬가지로 YS를 찾아가 협조를 요청한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지적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李총재 일문일답.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방문한 배경과 공천 파동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상도동을 방문한 이유는.

김전대통령과 조찬을 함께했다.정치선배·정계원로로서,좋은 충고와 격려를듣기 위해 갔다. 개혁공천의 취지를 설명하고 정국이 다당(多黨)으로 쪼개지는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심경을 말했다.

◆‘3김 정치’ 청산을 주장하면서 상도동을 방문한 것은 상호 모순 아닌가.

나라의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라도 할 것이다.방문이 개혁공천의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당내 일각에서 ‘인책론’을 제기하고 있는데 당직교체 용의는.

공천에 잘못이 있었다면 모든 책임은 총재인 나에게 있다.당이 결속해서 국민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 것이 시급하다.

◆개혁공천이라고 하지만 포용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닌가.

이런 사태가 온 것에 대해 뭐라 말씀 못 드리겠다.다만 이번 공천이 대권경쟁을 의도하거나 개인적 사감에서 비롯된 것은 절대 아니다.

◆공천 재검토 등 위기관리 능력이 없다는 비난도 있는데.

공천후 (당이)공백상태로비쳐진 게 사실이다.하지만 일부에서 물리력을 동원한 측면이 있어 격한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 약간의 관망상태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공천 탈락자들이 인간적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사실 가슴 아프다.한마디로 내가 부족하고 부덕한 소치다.요컨대 변명이나해명할 필요없이 내가 일처리를 잘못한 것이다.

오풍연기자
2000-02-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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