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치문화를](3)대화·타협정신 회복

[새 정치문화를](3)대화·타협정신 회복

최광숙 기자 기자
입력 2000-01-06 00:00
수정 2000-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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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도 우리 정치권은 끝없는 정쟁과 대결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옷로비’ ‘언론문건’사건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은 본질 규명보다 치열한 공방만을 펼쳤다.여기에 한건주의식 ‘폭로정치’까지 가세,정치권을 진흙탕으로 만들었다.

국회가 열리면 ‘몸싸움’이요,그렇지 않으면 ‘장외투쟁’으로 이어지면서 여야는 사사건건 맞부딪쳤다.

되풀이되는 악순환으로 국민들 의식 속에는 반목,대립,갈등이 야야관계의기본속성으로 자리잡았다.‘경색정국 심화’‘대치국면’이라는 표현에 익숙해진지 오래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대화와 타협’을 외면하고는 궁극적인 정치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새천년을 맞아 정치권이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뼈아픈 자성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정치권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때다.여야가 공존하며 상생(相生)하는 정치풍토를 만들어가야 한다.막판 조율을 남기고 있는 선거법 등 정치개혁입법에 대해서도 대타협이 이뤄져야 한다.

각계 전문가들도 새 시대에 희망을 거는 국민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정치권은 대화와 타협의 큰 정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건국대 정치학과 최한수(崔漢秀)교수는 “의회정치는 상대방의 신념과 주장도 옳다고 생각하는 관용에서 출발한다”면서 “상대 당의 주장을 정략적으로만 모는 태도가 정국을 꼬이게 한다”고 ‘관용의 정치’를 강조했다.최교수는 이어 “총재회담 등에서는 여야 총재가 화해하는 척하고 바로 뒤이어여야가 서로를 향해 공세의 포문을 연다면 국민들이 더욱 정치권을 불신하게 될 것”이라면서 “국민들에게 보이기 위한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의미가없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정치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사회의 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청주대 행정학과 정정목(鄭貞沐)교수는 “정치권을 욕하기 전에 유권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면서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시민들이 먼저자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그는 또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이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개혁포럼 서경석(徐京錫)사무총장은 “기존 정당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개혁의지를 가진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시민연대 김석수(金石洙)사무처장은 “개혁입법 등에서 여야간 대결상황이 전개될 때 시민단체들은 데모만 할 것이 아니라 의원들을 방문,합법적인 로비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올해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지역감정 조장과 흑색선전 등에 대한 우려의목소리가 높다.공명선거에 대해 여야가 정말 굳은 의지를 다지지 않는다면정치풍토 개선은 이번에도 어렵다.

시민단체들도 ‘감시자’를 자처하고 나섰다.정치개혁시민연대 손봉숙(孫鳳淑)공동대표는 “이번 총선에서는 자격이 갖춰지지 않은 후보들에 대한 ‘낙선운동’뿐만 아니라 후보들의 공천과정 감시에도 시민단체들이 나서겠다”고 밝혔다.손대표는 “야당에서 공천헌금을 공공연히 받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유능한 인물들이 의회에 제대로 진출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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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숙기자 bori@
2000-01-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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