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천년 공직자들의 10大 과제

[기고] 새천년 공직자들의 10大 과제

김성순 기자 기자
입력 2000-01-03 00:00
수정 2000-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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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미래처럼만 느껴지던 새 천년이 어느덧 와버렸다.2000년대를 살아가는 공직자들이 꼭 알고 참고했으면 하는 10가지 명제를 꼽아본다.

첫째는 ‘스마트’(Smart)다.올해 미국에서 문을 연 ‘스마트버거’라는 이름의 햄버거가게는 옆 가게보다 배의 매출을 올렸다.스마트란 이름이 지닌위력을 보여주는 사례다.행정도 마찬가지다.예를 들면 송파구의 캐치프레이즈인 ‘먼지없는 송파’ 등을 스마트한 행정이라 할 수 있겠다.

둘째 ‘소프트’(Soft)다.요즘 주유소들은 덤으로 이것저것 끼워준다.참으로 무모한 경쟁이다.그보다는 ‘이 주유소는 불순물이 섞인 기름을 절대 팔지 않는다’는 믿음을 줘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맥주회사가 상품 이름을 바꾼 뒤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 등에서 브랜드,즉 소프트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21세기는 국가중심에서 지방중심으로,직장중심에서 가족중심으로 변할 것이다.공직자들도 가족과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셋째 ‘셀프’(Self)다.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시키면시키는 사람의 주관이 개입되기 때문에 자꾸 지시만 하면 안된다.행정에는 재량행위가 많아져야 한다.원칙을 지키되 재량을 발휘,효율성있게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넷째 ‘스피드’(Speed)다.시간은 금이고 돈이다.남의 시간을 빼앗는 일을해서는 곤란하다.세금을 내고도 독촉고지서를 받은 주민이 구청에 전화할 때 ‘영수증을 갖고 내일 오라’고 하면 안된다.미국에서는 민원인이 전화로알려주면 바로 수정하고 후에 확인한다.공직자의 실수로 관청을 재차 방문하면 교통비를 보상해주는 ‘행정사무 착오보상제’도 그런 개념이다.

다섯째는 ‘신용’(Trust)이다.신용사회에서 믿음은 강력한 무형자원이다.

공약하고도 실천하지 못했을 때는 사유를 밝히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업무상보안이나 개인 정보 등 공개금지 대상 외에는 모두 공개해야 한다.

여섯째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다.재미가 있어야 한다.남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그래야 생산성이 향상된다.공직자들은 이제 친절만으로는 안된다.

한단계 더 나아가 유머와 재미를 선사해야 한다.

일곱째 패션(Passion)이다.열정과 감동이 있어야 한다.앞으로는 학력이나지능 등은 문제가 안된다.좋은 학력과 우수한 지능이 있더라도 열정,즉 의욕이 없으면 쓸모가 없다.

여덟째 글로벌(Global)이다.세계속에서 나를 보고,세계속에서 일해야 한다.

50∼60년대 독일에 광부로 가서 독일인과 같은 대우를 받고 돌아온 우리 근로자들은 독일제 상품이 모두 최고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우리는 외국인근로자들을 무시하거나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기도 한다.이런 ‘글로벌’하지 못한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공직자들은 항상 파리 뉴욕 등 세계 주요도시보다 앞서간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생각하고 살아가야 한다.

아홉째 유연성(Flexibility)이다.조직도 그렇고 사람도 마찬가지다.생명·환경·안전 관련 사항은 철저히 원칙을 지키되 사회나 개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는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그러자면 업무를 위임하고 개인의 재량이확대돼야 한다.‘법대로’는 아주 소극적인 자세다.법은 우리 삶의 현실보다 앞서가지 못한다.항상 뒤따라 온다.그렇다고 법보다앞서가면 위법이 된다.

그래서 재량행위라는 것이 생겼으나 우리에겐 재량권이 아주 적고 적극적으로 활용되지도 않는다.따라서 업무처리 형태가 기계적인 자세에서 인간적인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직원 각자가 확실한 자기주장,자기생각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마인드(Mind)가 중요하다.새천년에는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남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자기 마음부터 다스려야 한다.그리고 인간적이어야 한다.인간성을 되찾아야 발전할 수 있다.행정 수행도 결국 사람으로 돌아가는것이다.

金聖順 서울 송파구청장
2000-01-0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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