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대할머니 금세기 마지막 수요집회

정신대할머니 금세기 마지막 수요집회

이창구 기자 기자
입력 1999-12-30 00:00
수정 1999-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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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두 살에 끌려갔어.그때는 참 고왔지.일본 정부는 우리가 죽기를 바라겠지만 나는 그들이 사죄하기 전까지는 죽어서도 수요 시위에 참여할거야.

” 29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옆 공원에서 열린 금세기 마지막 ‘수요 시위’에 참석한 박옥년할머니(82)는 “1933년 일본군 위안부로 전북 무주에서 남태평양 라바울 섬으로 끌려갔었다”며 울먹였다.

수요 시위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광화문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국가배상을 요구하는 집회다.

92년 1월 8일 첫 시위에 돌입,29일로 391회째를 맞았다.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당시 애도를 표하는 뜻에서 한 차례 취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한 주도거르지 않았다.

정대협 관계자들은 “단일 사안으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장기 시위”라고 주장한다.참가 인원은 적게는 30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씩,연인원 1만7,000명 이상이 참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새 천년을 3일 앞둔 이날 시위에 참석한 할머니들은 절망과 희망이 섞여 있는 표정이었다.

가장 큰 절망은 올해도 평생의 한을 풀지 못했다는 점이다.위안부 피해자대표 이용수할머니(73)는 “올해 48명의 동료들이 세상을 떠났다”면서 “갈수록 쇠약해지는 우리가 새해에도 시위를 벌여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걱정했다.

정대협은 할머니들이 노쇠해지는 것이 안타깝지만 수요 시위가 위안부 할머니만의 외로운 싸움이 아니라는 점에 안도한다.할머니들과 함께 시위에 참여하는 일본인도 있기 때문이다.

29일 집회에도 일본 히로시마현에서 온 11명의 교사가 참석했다.중학교 교사인 쓰즈키씨(47·여)는 “일본 정부는 부끄러운 과거인 위안부 문제를 제쳐놓고 군국주의의 부활만을 꿈꾸고 있다”고 비난했다.

초등학교 교사 기하라씨(43·여)도 “일본 교과서에는 위안부 문제가 겨우3∼4줄로 요약돼 있다”면서 “일본에 돌아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겠다”고 다짐했다.

정대협 양미강(梁美康)총무는 “청소년들도 수요 시위에 많이 참석하고 있다”면서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나도 위안부 문제 제기나 일본에 대한 보상 요구는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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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기자 window2@
1999-12-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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