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쁩니다.”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문화 모임인 ‘그림상자’의 활동을 돕고 있는 박종희(朴鍾熙·31)씨는 매월 셋째주 일요일을 기다린다.그들의 손발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림상자는 회장인 정치호씨(32)가 지난 95년 4월 문화 현장에 가고 싶지만 혼자서는 다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만들었다.회원 30명은지난 1월부터 박씨의 도움을 받아 한 달에 한 번씩 영화관이나 미술관 등을찾았다.
박씨는 연극이나 영화를 관람한 뒤 장애인들과 배우의 연기력,편집,음악,작품구성 등에 대해 토론한다.불편한 장비를 챙겨 뒀다가 장비 관리자나 구청에 고쳐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회원들을 극장 등에 데려다 주고,이들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화장실에 갈때 부축해 주는 박씨는 “장애인들에게 영화관이나 연극 무대의 문턱이 너무 높다”고 강조한다.이들을 돕기 전에는 영화 등에 관심이 없었지만 요즘에는 함께 본 뒤 소감을 얘기하며 많은 것을 배운다.
박씨가 그림상자를 알게 된 것은 지난 1월.이 모임회원들이 영화를 본 뒤서울 경희대 앞에 있던 박씨의 호프집에서 생맥주를 마시며 토론을 할 때 “모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박씨는 지난 7월 손님이 줄어 호프집 문을 닫았다.장애인들을 실어나르던 승용차도 처분했다.박씨는 “직업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고있다”면서 “생활이 안정되어야 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라고 아쉬워 했다.
19일 서울 약수동에서 그림상자 회원들과 조촐한 송년회를 가진 박씨는 “내년에는 차를 구입해 회원들을 더욱 편하게 모시겠다”고 다짐했다.
회원들은 올해 본 영화 중 ‘쉬리’와 ‘라스베가스를 떠나며’가,연극은‘명성황후’가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창구기자 wi
그림상자는 회장인 정치호씨(32)가 지난 95년 4월 문화 현장에 가고 싶지만 혼자서는 다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만들었다.회원 30명은지난 1월부터 박씨의 도움을 받아 한 달에 한 번씩 영화관이나 미술관 등을찾았다.
박씨는 연극이나 영화를 관람한 뒤 장애인들과 배우의 연기력,편집,음악,작품구성 등에 대해 토론한다.불편한 장비를 챙겨 뒀다가 장비 관리자나 구청에 고쳐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회원들을 극장 등에 데려다 주고,이들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화장실에 갈때 부축해 주는 박씨는 “장애인들에게 영화관이나 연극 무대의 문턱이 너무 높다”고 강조한다.이들을 돕기 전에는 영화 등에 관심이 없었지만 요즘에는 함께 본 뒤 소감을 얘기하며 많은 것을 배운다.
박씨가 그림상자를 알게 된 것은 지난 1월.이 모임회원들이 영화를 본 뒤서울 경희대 앞에 있던 박씨의 호프집에서 생맥주를 마시며 토론을 할 때 “모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박씨는 지난 7월 손님이 줄어 호프집 문을 닫았다.장애인들을 실어나르던 승용차도 처분했다.박씨는 “직업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고있다”면서 “생활이 안정되어야 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라고 아쉬워 했다.
19일 서울 약수동에서 그림상자 회원들과 조촐한 송년회를 가진 박씨는 “내년에는 차를 구입해 회원들을 더욱 편하게 모시겠다”고 다짐했다.
회원들은 올해 본 영화 중 ‘쉬리’와 ‘라스베가스를 떠나며’가,연극은‘명성황후’가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창구기자 wi
1999-12-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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