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마음부자가 되자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마음부자가 되자

임동원 기자 기자
입력 1999-12-07 00:00
수정 1999-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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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저 사람은 입지전적 인물이다.이건 인간 승리야”라는 이야기를 듣는다.어려운 여건이나 도전을 이겨내고 큰 성취를 이룬 사람을 일컫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뜻으로 ‘역사는 상황의 객관성과 행위자의 주관이 결합할 때현실로 구현된다’는 말이 있다.주어진 객관적 여건도 중요하지만 당사자가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실제의 결과가 좌우된다는것이다.좋은 예가 있다.지금은 사정이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 대관령 고갯길은 꼬불꼬불하고 도로폭이 좁아 사고 위험이 아주 많았다.

그러나 오히려 도로여건이 좋은 고속도로 같은 곳에서 사고가 훨씬 많았던것으로 기억된다.그것은 바로 그 길을 달리는 운전자의 마음가짐이 달랐기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외무부 외교안보연구원장으로 있을 때의 일이다.당시 외교안보연구원은 한남동에 있었는데,변변한 회의실이 없어 국제회의를 해야 할 때면 호텔을 이용해야 하는 등 불합리한 요소가 많았다.나는 새로 청사를 짓는 것이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물론 예산 확보 등 어려움이많았다.나는 직접 관계부처 사람들을 만나 설득하고,또 설득했고 그 결과 지금의 서초동 청사를 지을 수 있었다.

지난 91년 제5차 남북고위급 회담 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당시 몇가지 핵심쟁점을 놓고 남북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이번에는 어렵겠다.다음 회담으로 미루자”는 의견도 있었다.그러나 우리는 된다는 믿음으로 협상을 계속했고 밤을 꼬박 새운 끝에 역사적인 남북기본합의서를 탄생시킬 수있었다.

세상사를 자조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특히 대북 정책과 관련하여 “우리가 한반도 냉전종식을 주도할 힘이 있느냐”,“북한은 절대 안 변한다”는 등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나는 묻고 싶다.“그러면 그냥 주저앉아 하늘만 바라보고 있자는 말인가?” 금세기 우리는 많은 것을 겪었다.식민의 좌절과 가난의 고통,분단의 아픔과 동족상잔의 쓰라림까지,그리고 최근에는 외환위기로 국제기구에 국가 경제운용을 맡겨야 하는 치욕까지 겪었다.이제 곧 새 천년이 시작된다.지난 시대의어두웠던 역사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세상의 모든 일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달려 있다.

대관령 고갯길을 넘는 운전자의 마음이 필요하다는 말이다.우리 모두 해낼수 있다는 마음 부자가 될 때 통일과 21세기는 활짝 열릴 것이다.

林東源 통일부장관
1999-12-0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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