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 개편 매듭과 金대통령 구상

비서실 개편 매듭과 金대통령 구상

입력 1999-11-25 00:00
수정 1999-11-2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비서실장에 이어 24일 정무수석을 교체함으로써제2기 청와대 비서실의 뼈대가 갖춰졌다.총선출마가 예상되는 일부 수석과비서관들에 대한 후속인사가 예상되지만 일단 2기 비서실의 지향점과 성격,향후 역할을 내보인 셈이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김대통령이 자신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오랜 측근 인사들을 요직에 전진배치했다는 점이다.이는 집권 중반기의 안정적인 국정운용과 정치개혁,정국 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정면돌파형’ 인사로 풀이된다.

4선인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과 재선인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의 개인적 역량에다 김대통령과의 각별한 정치적 인연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지금 김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은 정치”라는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의 설명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부분은 한 실장과 남궁 수석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청와대에 들어왔다는 점이다.한 관계자는 “정치인에게 16대 총선의 의미는 과거와는 다르다”면서 “총선 포기는 정치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스스로가 정치적 희생을 감수한 만큼 당정을 향해 과감한 개혁과 이에따른 고통분담을 흔쾌히 감수토록 주문할 수 있는 필요충분 조건을 갖춘 ‘친정체제’라는 설명이다.이 대목은 16대 총선 공천과 관련해 김대통령이 국민회의에 보내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총선승리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기득권을 용인치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이다.김 대통령은 실제로 “여당이 안정돼야 정국이 안정되고,나라와 민생이 안정된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안정의석 확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청와대 비서실의 기능조정이 뒤따를 것으로보인다.최근 잇따른 ‘악재’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등 청와대의 기능이 무기력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자성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비서실장도 “내정에서는 대통령의 뜻과 국민들의 생각이 호흡을 같이하지 못하고 있다.국민의 뜻을 굴절 없이 보고·건의해 국민과 같이 가는 청와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정 대상은 정책기획·정무·공보·법무비서관실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먼저 정무수석실의 정무기획 기능과 공보수석실의 국정홍보 기능 일부를 정책기획수석 산하로 넘겨 기획기능이 짜임새 있게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법무비서관실의 인사 및 사정 기능 일부는 민정수석실로 옮기는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법무비서관실은 순수 법률자문 기능으로 국한하자는 주장과 민정수석실의비대화를 막기 위해 법무수석실을 신설하자는 안도 제기되고 있다.

양승현기자 yangbak@
1999-11-25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