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궂은일 마다않던 지역봉사자의 죽음

[현장] 궂은일 마다않던 지역봉사자의 죽음

김경운 기자 기자
입력 1999-09-11 00:00
수정 1999-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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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밤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영안실.

고인이 된 김정인(金正仁·55·양천구 생활체육협의회 사무국장)씨의 영안실은 비가 내리는 늦은 밤인데도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문상객들로 가득찼다.

문상객들은 한결같이 “김국장이 병든 몸을 아랑곳하지 않고 지역 봉사활동에 전념하다 유명을 달리 했다”고 애석해 했다.김씨는 이날 새벽 양천구 신정2동 집에서 고혈압으로 쓰러져 숨졌다.

김씨는 뚜렷한 직업이 없었던 20여년 전부터 양천·강서구에서 도시 새마을운동과 생활체육 봉사활동을 해왔다.생활체육협의회 중앙회로부터 매달 70만원 남짓한 활동비만 지원받고 구청에서 미처 나서지 못하는 각종 체육대회를도맡아 열어 왔다.주민들을 독려해 양로원과 장애인시설 등을 찾기도 했다.

9일에도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기념하기 위한 어린이축구교실 발대식 행사를 준비하다 밤 10시쯤 귀가했다.생계는 미망인 유종선(柳鍾善·54)씨가야채 장사를 하면서 꾸려 왔다.

김씨는 89년 5월 갑작스런 심장 질환으로 심장판막 수술을 받았다.이후 10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항생제를 복용했으나 만성 피로와 당뇨병,고혈압증세에 시달렸다.지난 5월 10년 만에 재수술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바쁘다는이유로 수술을 하지 못했다.

미망인 유씨는 “자신의 몸을 돌보라고 그렇게 일렀건만…”이라며 안타까워하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여한없이 하고 가셨다”며 애써 위안을 삼았다.

양천구 생활체육협의회 박기동(朴基東·54)회장은“후임자를 물색하라고 권유할 때마다 고인은 ‘나 대신 누가 궂은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면서고인의 각별했던 봉사정신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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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
1999-09-1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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