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남북노동자 축구대회

[외언내언] 남북노동자 축구대회

장청수 기자 기자
입력 1999-08-10 00:00
수정 1999-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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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노동자축구대회가 12,13일 이틀동안 평양에서 열린다.정부는 민주노총이갑용(李甲用)위원장을 비롯한 37명의 방북을 승인했다.지난 3월 민주노총과 북한직업총동맹은 통일을 염원하는 노동자 축구교류에 합의했고 5일 베이징(北京)실무회담을 거쳐 이번 대회개최가 성사됐다.남북노동자축구대회는여러측면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노동자들이 선수로 참가하는 축구대회라는 점에서 앞으로 남북 노동자들의 화합과 교류의 장이 마련될 수 있다.

단절된 남북체육교류 활성화는 물론 유서깊은 경평(京平)축구대회 부활의단초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도 크다.그리고 서해교전 사태로 냉각된 남북관계의 해빙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전반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 남북노동자축구대회는 이같은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려를 자아내는 부정적 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민주노총의 기본계획과 관계없이 어떤 형태로든 북한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따라서 10일 방북하는 민주노총 축구대표단은 몇 가지 측면에서 분명한 원칙을 갖고 책임있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첫째,이번 대회가 시기적으로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제10차범민족통일축전 행사와 맞물려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남북노동자축구대회를 식전축하행사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물론 민주노총은 북한체류중 축구경기와관계있는 활동 이외의 정치적 행사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겠다는 공식입장을표명했다.따라서 민주노총의 자발적 정치참여 행위는 없을 것으로 본다.위계에 의한 정치참여는 더더욱 안된다.

둘째,남북노동자축구대회의 참뜻을 살리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이번 남북노동자축구대회는 당초 연내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교환경기로 합의했으나평양에서만 개최하기로 최종 결정됐다.내년도 서울개최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다.우리 언론기관의 자유로운 동행취재 활동도 불허됐다.더욱이 남쪽 노동자축구선수에 한국노총이 배제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노동자 대화합의 축전이라는 명분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왔다.

이번 평양 남북노동자축구대회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민주노총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특히 책임있는 행동이 요구된다.방북과정에서 초래되는 문제에대해서는 민주노총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민주노총은 남북간 화해·협력기반 조성에 크게 기여할 이번 대회의 참뜻을 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기를 당부한다.

장청수
1999-08-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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