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걸린 떡장수 할머니 안타까운 사연

중풍걸린 떡장수 할머니 안타까운 사연

입력 1999-08-04 00:00
수정 1999-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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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무심하시지….’ 10여년동안 떡장사를 하며 손자 손녀를 키워온 할머니가 96년에 이어 또 수해를 당했다.

경기 파주시 파평면 덕천리에 사는 사복여(史福汝·83)할머니. 사할머니는 파주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2일 세들어 사는 지하 단칸방이 물에 잠겨 문산초등학교로 손자 손녀와 함께 대피했다.할머니는 14년 전 며느리를 이름 모를 병으로 잃은 뒤 10여년 전에는 아들과 남편마저 병으로 저 세상으로 보냈다.이 때의 충격으로 심장병을 얻어 고생하다 지난해에는 중풍까지 걸려 거동이 불편하다.

할머니는 부모 잃은 손녀 조재순씨(21)와 손자 재복군(17·고교 1년) 남매를 홀로 키웠다.30년 가까이 문산시장에서 떡을 팔아온 할머니는 ‘떡장수할머니’로 통한다.중풍으로 발걸음을 떼기조차 어려웠지만 “손자 손녀가제대로 클 수만 있다면…”하는 바람으로 시장바닥을 누볐다.할머니는 “5년만 땀을 흘리면 손녀와 손자가 자립할 수 있을텐데 주저앉게 돼 안타깝다”며 암담한 표정을 지었다.

특별취재반

1999-08-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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