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아리랑 청소년극 ‘첫사랑’

극단 아리랑 청소년극 ‘첫사랑’

입력 1999-07-15 00:00
수정 1999-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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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시대가 바뀌고 공간이 달라져도 언제나 설렘과 풋풋함이 묻어나는말이다.

그러나 극단 아리랑의 청소년극 ‘첫사랑’의 세계는 밝지만은 않다.오히려싱그러운 색을 바래게 하려는 제도와 어른들의 ‘정체된 시선’을 고발하느라 우울한 빛마저 띤다.

배경은 기숙사학교.그 곳은 모든 것이 ‘성적’중심의 부호로 매겨지는 세계다.“영어가 밥줄이고 생명줄”이라 강변하고 출석도 성적순에 따라 ‘C반 301 아무개’식으로 부른다.인사도 ‘SUCCESS(성공)’로 대체된다.편지는 물론 검열받는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배경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하지만 영화에서처럼 꿈을 키워주는 교사도 없다.‘입시병 걸린 정신병자 수용소’에서 탈출할 유일한 대안은 ‘길들여지지 않으려는’ 청소년들의 감성뿐이다.

누를수록 튀는,하지만 그 방향은 모르는 그들의 가능성을 지피는 불쏘시개역을 일반고교에서 전학 온 민석(함은호)이 맡는다.풍물반 친구 수진(정수정)과의 풋풋한 감정을 이어가려는 그와 그것을 누르는 세력과의 갈등이 극의중심이다.

그의 등장으로 ‘찍소리’못하던 교사에게 당당히 따지기도 하고 억눌린 정서를 풍물로 날려보내기도 한다.밥그릇이 꽹과리로,쓰레기통은 장구로 물통은 징으로 쓰면서 그들만의 파티를 즐긴다.

작품을 쓰고 연출을 맡은 방은미는 이렇게 말한다.“희망이 꺼져가는 시대에 따뜻한 힘을 주는 연극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자연스럽게 사랑,그 중에도첫사랑이란 주제에 눈길이 갔다”.

그는 이 작품을 위해 고교 2∼3년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작업과,공동체놀이,즉흥극,토론회 등 다양한 준비작업으로 청소년의 정서를 담으려고 애썼다.16일부터 8월22일까지 아리랑소극장.(02)741-5332이종수기자 vielee@
1999-07-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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