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문제다>초고층 아파트 무분별 건립

<이것이 문제다>초고층 아파트 무분별 건립

김재순 기자 기자
입력 1999-06-28 00:00
수정 1999-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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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경관과 조망권을 무시한 무분별한 초고층 아파트 건축으로 서울 전역이신음하고 있다.

대도시로는 보기 드물게 폭이 600∼1,200m에 달하는 한강이 도심을 시원하게 가로지르고 남산·북한산·관악산 등 명산이 병풍처럼 에워싼 천혜의 서울이지만 곳곳에 회색빛 콘크리트 숲이 치솟아 주거환경의 심각한 훼손과 함께 삭막감을 더하고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인구과밀에 따른 주택난 해소를 위한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개발논리만 앞세워 자연을 심하게 훼손하거나 조망권을 침해하는 등 삶의 질을 외면하는 초고층 아파트 건축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재건축사업의 경우 조합설립인가 건수는 모두 790건으로 이중 사업계획승인을 거쳐 공사가 끝났거나 진행중인곳은 486건에 이른다.재개발사업도 서울 전역에서 297개 구역이 지정돼 156곳에서 공사가 끝났으며,99개 구역에서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 가운데 현재 한강변이나 북한산·남산·관악산 등 산자락에서 초고층아파트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만 해도 70곳이 넘는다.용산구 동부이촌동 일대와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 및 강북구 미아동 북한산 자락이 조망권을 빼앗는 대표적인 사업지구다.

동부이촌동의 경우 한강외인아파트 단지에 내년초 분양예정으로 22∼25층규모의 초고층 아파트 10여동이 들어설 예정이다.국립공원인 북한산도 아파트 숲에 가려질 위기에 처했다.15∼25층짜리 고층아파트 50개동이 들어서는‘북한산 시티’가 오는 2001년 완공되고 나면 미아동 일대 주민들은 더이상 북한산을 바라볼 수 없게 된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많이 들어선 관악산 주변은 더욱 심각하다.현재 신림10동 주공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32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현장 가운데 11곳이 20층 이상 고층아파트로 채워질 전망이다.‘한반도의 젖줄’인 한강과‘서울의 허파’인 명산들이 콘크리트 건물에 포위돼 가고 있다.

이처럼 서울이 초고층 아파트로 뒤덮이고 있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서울시가 최근 도시계획 전문가 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무분별한 대형 고층아파트 개발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재개발·재건축사업 승인 및 조합설립인가가 대부분 문민정부 시절 이루어졌다.특히 재건축사업의 경우 93∼97년 사이 승인건수가 전체의 60%인 287건,조합설립 인가는 80%인 625건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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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순기자 fidelis@
1999-06-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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