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리 극대화’ 전술 총동원

北 ‘실리 극대화’ 전술 총동원

구본영 기자 기자
입력 1999-06-24 00:00
수정 1999-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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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구본영특파원 남북관계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언제 걷힐까.해답은 북한이 진지한 대화 자세로 돌아오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로선 북측이 상호 양보로 접점을 찾기보다 일방적 실리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특유의 협상술을 총동원,남측을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회담에 나와 있는 우리측 한 당국자는 이를 3가지 전술로 요약했다.

벼랑끝 전술,살라미 전술,동의어반복 전술 등이 바로 그것이다.

벼랑끝전술은 가장 잘 알려진 방식이다.긴장국면을 최고조로 끌고가 상대측의 양보를 얻어내면서 북측 내부 결속을 노리는 양수겸장이다.

최근 북측의 금강산 관광객 억류와 서해사태 유발과정에서 극명하게 나타난 방식이다.북측이 주부 관광객을 억류하기 전 ‘유도성 질문’을 던졌다는점에서 그 전술의 고의성도 드러났다.

여차하면 서해사태 등을 빌미삼아 회담을 깨겠다는 위협적 태도도 마찬가지다.회담의 결실이 없으면 햇볕정책을 펴고 있는 남한 당국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간파한 수순이다.

‘살라미’는 본래 잘게 썰어서 먹는 이탈리아 소시지를 가리킨다.북측은그 비유에 걸맞게 살라미전술(카드세분화 전술)도 적절히 구사하고 있다.

이는 차관급회담 지연 전술을 펴는 과정에서 감지된 방식이다.이를 테면 북측은 21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회담 일방 연기 통보를 해왔다.동일사안을 두 개의 카드로 쪼개 긴장감을 연출,효과 극대화를 노린 것이다.

북측은 동의어 반복 전술도 줄기차게 펴고 있다.북방한계선 문제를 동시다발적으로 제기중인 것이다.장성급회담은 물론이고 22일 베이징 남북회담에이어 23일 북·미회담에서도 거론했다.

북측 주장은 객관적으로는 무리한 요구다.그럼에도 집요하게 이슈화해 절반쯤 기정사실화를 기도하는 전술이다.

한국전 정전회담의 한 미국대표는 북한의 태도를 은행을 전전하며 10달러짜리 지폐와 동전을 되풀이해 바꾸는 악동의 행태로 회고한 적이 있다.그 과정에서 실수로 생기는 공짜 동전을 챙기려는 속셈이라는 얘기였다.

kby7@
1999-06-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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