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모 정객은 지난 5월 27일 참의원에서 최종통과된 ‘주변사태법’을포함한 미·일방위협력지침 관련 3개 법안은 일본이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제정한 법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했다.뿐만 아니라 일본의 모 보수정당은 내년 국회에서 전쟁과 무력행사·위협을 영구히 포기한다고 명시한 평화헌법 제9조를 개정하기 위한 위원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그 주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가장 불행한 일을 당하는 이해당사국인 한국은 연일 국내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다.한반도에 유사사태가 발생할 시 일본의 자위대는 후방지역에서 미군 작전과 병참을 돕는다는 명분으로불가피한 상황에서는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돼 있다.
이러한 미·일방위협력지침의 가장 큰 문제는 유사사태인지 아닌지의 판단주체가 한국정부와 일본정부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실상 미국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미국은 동북아의 국제정치적 이해에 따라 한반도의 유사사태 여부를결정할 우려가 있다.이에 따라 일본 지방자치단체는 본의 아니게 그 지역소속의 항만·공항을 병참으로 제공하면서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또 한반도에도 한국인이 원치 않는 전쟁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
둘째 문제는 전투지역과 후방지역 구분의 불확실성이다.일본정부는 자위대가 후방지역 지원 및 수색구조활동을 하기 때문에 자위대가 전쟁에 개입될여지가 없다고 자국민에게 강변한다.그러나 한반도 주변지역은 너무 좁아서후방지역과 전투지역의 엄격한 구분은 실제로 불가능하다.
셋째,신가이드라인의 여섯번째 항목인 효과적인 방위협력의 추진을 위한 향후 쌍방계획 중에 ‘공통실시요령’을 새롭게 규정한 것은 교전규칙의 제정이나 다름없다.일본 헌법 9조가 교전권을 부인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어떠한교전규칙도 헌법위반이다.
넷째,주변사태에 관한 정의의 애매모호함이다.신가이드라인에는 대만의 포함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고려,‘주변사태의 개념은 지리적인 것이 아니라사태의 성질에 주목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추후 제정된 주변사태법에는 주변사태란 ‘일본 주변지역에 있어서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사태’라고만 애매모호하게 정의했지,신가이드라인에서와 같이 지리적이 아니라는 말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주변사태 개념의 일관성 없는 애매성은 극동에서 페르시아만에 걸친태평양 전역에 있어서 일본 자위대에 의한 미군지원작전을 가능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일본정부는 애매모호하고 난해한 미·일방위협력지침과 그것을국내적으로 뒷받침하는 주변사태법을 영어원본과는 달리 일어로 오역(誤譯)함으로써 국민을 속여 안심시키면서 사실상 미·일안보의 종래 범위를 넘어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군사대국화의 길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미·일 군사동맹체제는 평화헌법 제9조를 유린하고,한반도의 긴장과중국의 패권주의를 자극시켜 결국은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조성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동북아질서의 형성과정에서 한반도의 주변 외부여건은 크게 변하고 있다.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여야 정치권은나라 안의 시시콜콜한 문제에만 급급할 뿐,주변사태법을 포함한 한반도의 새로운 외부여건 변화에 대한 적절한 정책대안 개발에무신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불안하기 그지 없다.
부디 우리의 여야 정치권이 나라의 주권을 뺏기고,나라를 전쟁터로 내주었던과거의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李 長 熙 한국외국어대교수·국제법
그런데 정작 그 주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가장 불행한 일을 당하는 이해당사국인 한국은 연일 국내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다.한반도에 유사사태가 발생할 시 일본의 자위대는 후방지역에서 미군 작전과 병참을 돕는다는 명분으로불가피한 상황에서는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돼 있다.
이러한 미·일방위협력지침의 가장 큰 문제는 유사사태인지 아닌지의 판단주체가 한국정부와 일본정부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실상 미국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미국은 동북아의 국제정치적 이해에 따라 한반도의 유사사태 여부를결정할 우려가 있다.이에 따라 일본 지방자치단체는 본의 아니게 그 지역소속의 항만·공항을 병참으로 제공하면서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또 한반도에도 한국인이 원치 않는 전쟁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
둘째 문제는 전투지역과 후방지역 구분의 불확실성이다.일본정부는 자위대가 후방지역 지원 및 수색구조활동을 하기 때문에 자위대가 전쟁에 개입될여지가 없다고 자국민에게 강변한다.그러나 한반도 주변지역은 너무 좁아서후방지역과 전투지역의 엄격한 구분은 실제로 불가능하다.
셋째,신가이드라인의 여섯번째 항목인 효과적인 방위협력의 추진을 위한 향후 쌍방계획 중에 ‘공통실시요령’을 새롭게 규정한 것은 교전규칙의 제정이나 다름없다.일본 헌법 9조가 교전권을 부인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어떠한교전규칙도 헌법위반이다.
넷째,주변사태에 관한 정의의 애매모호함이다.신가이드라인에는 대만의 포함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고려,‘주변사태의 개념은 지리적인 것이 아니라사태의 성질에 주목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추후 제정된 주변사태법에는 주변사태란 ‘일본 주변지역에 있어서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사태’라고만 애매모호하게 정의했지,신가이드라인에서와 같이 지리적이 아니라는 말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주변사태 개념의 일관성 없는 애매성은 극동에서 페르시아만에 걸친태평양 전역에 있어서 일본 자위대에 의한 미군지원작전을 가능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일본정부는 애매모호하고 난해한 미·일방위협력지침과 그것을국내적으로 뒷받침하는 주변사태법을 영어원본과는 달리 일어로 오역(誤譯)함으로써 국민을 속여 안심시키면서 사실상 미·일안보의 종래 범위를 넘어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군사대국화의 길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미·일 군사동맹체제는 평화헌법 제9조를 유린하고,한반도의 긴장과중국의 패권주의를 자극시켜 결국은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조성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동북아질서의 형성과정에서 한반도의 주변 외부여건은 크게 변하고 있다.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여야 정치권은나라 안의 시시콜콜한 문제에만 급급할 뿐,주변사태법을 포함한 한반도의 새로운 외부여건 변화에 대한 적절한 정책대안 개발에무신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불안하기 그지 없다.
부디 우리의 여야 정치권이 나라의 주권을 뺏기고,나라를 전쟁터로 내주었던과거의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李 長 熙 한국외국어대교수·국제법
1999-06-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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