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金대통령과 朴正熙 前대통령

[발언대] 金대통령과 朴正熙 前대통령

최병훈 기자 기자
입력 1999-06-07 00:00
수정 1999-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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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돌아볼 때 김대중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악연과 선연이 얽혀있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그러나 두사람은 이런 악연과 선연의 대립 드라마속에서도 용하게도 비극적인 파국은 면했다.몇 번의 생명위해에도 김 대통령의 자연인으로서의 생명은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김대중 대통령은 대구에서 박 전대통령에 대한 역사적인 정리를 했다.박 전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긍정과 부정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훗날 보다 깊은 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다.김 대통령은 일반인들의 예상을 깨고 박 전대통령 뿐만이 아니라 비리의 상징으로까지 비쳐졌던 전·노 두 전직 대통령까지 정치적 공격대상에서 제외시켰다.새로운 역사,제2의 건국대열에 힘을 쏟자는 것이다.기막히고 부끄러운 과거통치를 융합의에너지로 돌리자는 대승적 결단이었다.

이런 결단밑에는 자연인 김대중의 눈물과 회한이 깔려있었을 것이다.이 시점에서 김 대통령의 단안은 강한 설득력을 가지고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부정적인 측면보다는긍정적 측면을,음적인 시각보다 양적인 시각을 더 부각시킨 점이 그것이다.김 대통령의 가슴에는 미전향장기수의 석방에서부터 박 전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정리까지에 이르기까지 민족의 미래를 위한 큰 용광로가 준비돼 있다고 봐야 한다.

김 대통령은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빈곤을 퇴치한 긍정적인 측면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의 집권시에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더라면 박 전대통령의 비극을 예방할수도,보다 밝은 정치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란 여한을 술회하기도 했다.

독재자를 위협하는 최대 정적의 운명이 어떻게 되는지는 거의 공식화돼 있다.그리고 사선을 넘고 집권한 통치자가 그의 최대정적을 어떻게 처우하는가도 어렵지 않게 예견할 수 있다.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주목할 것은 김 대통령은 이런 상식을 벗어던졌다는 점이다.이같은 인간감정을 초극한 깊은 심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결코 경거망동하지 말자.지푸라기라도 하나라도 옮길 힘이 있다면 제2의 건국대열에 힘을 쏟아붓자. 최병훈[이시영 초대부통령 기념사업회이사]
1999-06-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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