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향배·장관 거취에 촉각‘고급옷’ 수사 이모저모

여론 향배·장관 거취에 촉각‘고급옷’ 수사 이모저모

입력 1999-06-02 00:00
수정 1999-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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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와 검찰 관계자들은 1일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과 관련한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의 거취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마무리 수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상당수 관계자들은 김 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가 로비에 말려들지 않았기 때문에 결백하다는 이유를 들어 김 장관의 유임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귀국 기자회견에서 “김 장관의 거취문제는 투명성에 바탕을 둔 수사결과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마녀사냥’식으로 처리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자 안도하는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하지만 정국상황과 연관지어 김 장관의 자진 사퇴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견해도 적지않았다.

검찰 관계자들은 특히 강인덕(康仁德)전 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와 라포스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의 ‘공모’쪽으로 수사 초점이 맞춰지는 데 따른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 장관은 지난달 31일에는 하루종일 집무실에 칩거하며 점심도 간부들과함께 도시락으로 때웠으나 이날은 마음의 여유를 어느 정도 되찾은듯 간부들을 대동한 채 과천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법무부의 한간부는 “김 장관이 오늘은 간부들을 대하면서 간간이 얼굴에 웃음도 띠었다”면서 “그동안 밀렸던 서류도 결재하고 간부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나눴다”고 전했다.

■법무부 간부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장관의 거취문제와 관련,“수사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말 외에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한 데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 간부는 “김 대통령이 김 장관만 지목했다면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한다’고 강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정상외교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이번 사태에 대해 원초적인 책임을 묻겠다는뜻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검찰과 법무부는 이날 새벽 김 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의 사진촬영을 저지하기 위해 ‘대역’을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악재’로 작용하지나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해명하라”고 대검 간부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와 검찰 간부들은 “이번 사건은 큰 줄기에서 사실 여부를 판단해야한다”면서 대역 논란은 사건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곁가지’임을 강조했다.

■이날 새벽 배씨가 풍납동 서울중앙병원에 입원한 직후 배씨의 사위 금모씨는 “검찰이 장모님을 몰아붙여 사법처리하기로 시나리오를 미리 짜놓은 것같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금씨는 “장모님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 관련자들은 모두 혈연·지연으로 맺어져 있어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다”고언성을 높였다.

임병선 김재천기자 bsnim@
1999-06-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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