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白凡정신으로 위기 극복을

[특별기고] 白凡정신으로 위기 극복을

신용하 기자 기자
입력 1999-06-01 00:00
수정 1999-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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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백범선생 서거 50주년이다.백범은 ‘나의 소원’이라는 글에서 ‘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나님이 내게 물으시면 나는 서슴치 않고,‘내 소원은대한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오,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셋째번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라고 썼다.

백범은 대한민국이 어떠한 완전 자주독립국가로 되기를 소원했을까? 통일된 창조적 선진 문화국가가 되어 약소국·후진국들을 돕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모범적 국가로 되기를 소원했다.

그는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하지 아니한다.…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그래서 진정한 세계평화가 우리나라에서,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고 썼다.

생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조국독립과 통일을 위해 싸운 백범의 민족주의는 이와같이 ‘열린 민족주의’였다.‘열린 민족주의’가 백범정신의 핵심인것이다.

일찌기 인도의 자와하랄 네루는 세계사에서 민족주의에는 반드시 구분해야할 두개 유형이 있음을 강조했다.그 하나는 제국주의와 결합하여 약소민족을 침략하고 수탈한 민족주의이다.과거 서양열강과 일본의 민족주의가 이 유형이라고 했다.이 유형의 민족주의는 인류의 절대다수인 약소민족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 인류발전과 세계평화에 큰 해악을 끼쳤다.

다른 하나의 민족주의는 열강의 제국주의침략에 대항하여 자기민족의 자유·해방·독립·통일을 추구한 약소민족들의 민족주의,제3세계의 민족주의이다.이 유형의 민족주의는 희생당해 죽어가는 약소민족들을 구원하여 자유와해방과 독립을 준 민족주의이다.이 유형의 민족주의는 인류의 행복과 발전,세계평화와 세계사의 진전에 크게 기여하는 참으로 위대한 이념이라고 했다.백범의 민족주의,한국의 민족주의는 후자 유형의 민족주의이다.백범의 민족주의,한국 민족주의는 제국주의자들의 침략과 압박으로부터 한국민족의 자유·해방·독립·통일만을 추구했지,단 한번도 다른 나라나 민족들을 침략하거나 지배할 것은 상상해본 적도 없는 민족주의이다.그것은 언제나 ‘열린 민족주의’였으며,세계평화를 추구하고 약소민족들을 도우려는 민족주의였다.

그러므로 민족주의의 두개 유형을 구분하지 못하고,서양열강과 일본이 민족주의를 비판하면서 세계화·세계주의를 주창하니까,덩달아 한국인들이 한국민족주의를 비판하고 ‘세계화’를 주창하는 것은 실사구시적인 것이 아니며,옳은 것이 아니다.

열강은 부강국들이므로,약소민족·후진국·중진국들이 민족주의를 버리고‘세계화’만 주창해야 약소민족들의 저항을 받지 않고 열강의 ‘국가이익의 극대화’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화를 권고하고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아직 인류사에는 ‘세계정부’도 없고 ‘보편적 세계화’도 없다.내용을들여다보면 그것은 열강의 ‘국가이익 극대화’를 분장하기 위한 열강의 ‘세계화’의 측면이 강하다.

아직도 인류사의 현단계는 모든 민족과 국가들이 자주독립을 강화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면서 국제협력과 세계평화를 강화해 나가는 ‘민족독립국가들의 국제적 협력강화’의 단계이다.그러므로 우리 한국과 같이 겨우 중진국 단계이고 분단국가로서 ‘통일’을 성취해야 할 나라의 국민들은 ‘열린민족주의’를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한국은 민족주의를 버리면 열강에게 종속당하고 희생당하며,선진국도,통일도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한국의 ‘열린 민족주의’는 선진국과 통일을 성취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애국심과 민족문화를 고취하고,국민경제를 발전시키며,국가이익을 철저히 수호하면서,다른 약소민족들과 후진국들을 돕고 세계평화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민족·국가와 세계를 균형·조화시켜야 하지,민족국가를 경시하거나 버리고 ‘세계화’만 강조하면,한국민족은 또 열강에게 희생당하기 십상이다.

‘열린 민족주의’의 모범이 백범의 민족주의이다.우리는 백범의 ‘열린민족주의’를 배우고 계승 발전시켜 당장의 IMF 사태,WTO 세계체제의 도전을극복하고,궁극적으로는 민족통일을 달성하며,창조적 선진 문화국가를 건설하여 진정한 세계평화와 국제협력의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이다.
1999-06-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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