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생체적 관점에서 본 우리 사회구조

[굄돌]-생체적 관점에서 본 우리 사회구조

임진택 기자 기자
입력 1999-05-12 00:00
수정 1999-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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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젊은 피 수혈’과 관련한 논란이 일고 있다.다음달 초에 행해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소위 386세대의 대표격인 젊은 인물을 후보로 발탁하면서 ‘젊은 피 수혈’ 문제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요즈음 적십자사 헌혈차량을 찾는 사람보다는 정치권에 줄선 젊은이들의 ‘헌혈행렬’이 더 길다는 우스개 소리도 들린다.하지만 내가 지금 생각해 보려고 하는 것은 이런 현상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아니라 오히려 ‘연령과 능력의 함수관계’에 대한 나의 견해이다.이를테면 생체적 시각에서 본 우리사회의 병리구조이다.

우리나라 정치권의 인력 구조를 보면 마치 팽이 모양을 연상시킨다.국회의원들의 연령을 보면 60대에서부터 50대,40대가 다수를 점하고 있으며,30대와 20대로 내려오면 가뭄에 콩 나듯 몇 명 되지 않는다.이를테면 하체가 빈약하다고 할 수 있을텐데,우리 국회가 민생문제는 제쳐두고 파벌싸움으로 날을 새며 허구한 날 헛도는(空轉) 것도 이렇듯 고령화하고 보수화한 팽이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제대로 활동하는 듬직한 국회가 되려면그 연령구조가 팽이 모양이 아니라 항아리 모양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정년퇴직 문제에도 ‘항아리 모양’ 논리를 제안하고 싶다.요즈음 정년퇴직 문제로 초·중등 교원들과 공무원 사회가 동요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칼로 무우 자르듯 일정한 연령에서 강제로 잘라버리는 정년퇴직제도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물론 퇴직금 누증이나 인력수급 정체 등 또다른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겠으나,한참 일할 수 있는 나이에 한평생 공들여 닦아온 자신의 일터로부터 갑자기 축출당한다는 것은 노동의 시각에서 보면 어쩌면 사형선고일 수 있다.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역시 항아리형 인력고용의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항아리형 인력고용은 사람의 생체적·사회적 활동능력의 정점을 50세쯤에두고,그 연령이 넘으면 위계(位階)는 존중하되 급여는 줄여나가는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70세 노인의 업무능력과 그가 받는 대우는 20대 젊은이의 그것과 동등하게 된다.나는 이것이 생체적 관점에서의 전인적 능력개발일 뿐 아니라,공동체적 사회건강성을 회복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본다.

임진택[연극 연출가]
1999-05-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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