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386세대

[특별기고] 386세대

성유보 기자 기자
입력 1999-05-03 00:00
수정 1999-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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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세대’를 아시나요? ‘386’,이제는 한물 간 구형 컴퓨터가 아니다.그것은 지금 나이 30대고,80년대에 대학생활을 했고 60년대에 출생한 세대가 스스로에게 매긴 ‘집단 명칭’이다.

이들은 정의감이 가장 민감한 청소년기에 ‘광주사태’를 보았고,‘민주주의를 외치며 도서관에서 투신해 죽어가는 선배들을 직접 눈으로 보았다.

이들중 많은 사람들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로 시작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운동가’가 되었고 데모대가 되었으며,그러한 민주화운동을 겉으로는 외면한듯 도서관에만 드나들던 학생들은 마음 속으로 “나는 다른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던 세대다.

‘민주적 사회의식’의 형성,이것이 ‘386세대’가 집단적으로 체득할 수밖에 없었던 자아의식인 것이다.

최근 집권층에서 ‘정치권의 젊은층 수혈론’을 제기하면서 이 ‘386세대’가 주목받게 되었다.그럴 만하다.‘386세대’야말로 그들의 역사적 경험과집단적 사회의식으로 하여 87년 6월항쟁의 ‘이름없는’ 대중적 주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국민들도 참신한 30∼40대가 다음 총선에서 대폭 의회에 진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점점 더 화석화해 가는 기성 정치판이 이런 국민적 여망을 얼마나수용할 수 있을지는 매우 의심스럽다.자칫하면 ‘젊은층 수혈론’이 몇몇의‘장식용 화분’으로 그칠 공산도 있고, 나아가 그것도 ‘비386적 386세대가 제일 먼저 충원될’ 가능성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유행어가 될지도 모르는 ‘386세대’에 대해 월간 ‘말’지 5월호는 ‘386리더’라는 별책부록을 발간했다.아직도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숨어있는 많은 ‘386 일꾼’들이 더 많겠지만,아무튼 이 ‘386세대’의 오늘을 살아가는 생활철학,사회철학,정치철학은 여전히 신선하다.

그들은 우선 ‘정치권의 젊은층 수혈론’이 단지 “개인적 신분상승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못박고 있다.그들은 그들 세대의 정치권 진입이 “세계 전체가 변화된 현실 조건에 맞춰 세대의 이상을 실현하도록 할 때만 의미있는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한국사회의 총체적 모순을 해결하고 새 천년이라는 문명사적 전환의 시기를 이끌어갈 중심세력’이 필요함을 인식하면서 그를 위해 “정치세력화보다는 사회세력화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그들중 많은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어 나가고 있는 시민운동’에,‘소외된 약자를 위한 사회운동’에,‘창조적 기업활동’에,‘의료와 개혁운동’에,‘풀뿌리 지역언론을 위한 언론운동’에,‘서민을 위한 사법운동’에,‘노동자 농민의 인간선언을 위한 노동운동,농민운동’에 중추적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정계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계,학계,교육계,문화계 등에서 이들 ‘386세대’가 실질적 두뇌집단으로 성장할 때 한국의 2000년대 새 패러다임은 보다풍성해질 것이고 그 패러다임의 현실화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될 것이다.

정치권의 ‘젊은층 수혈론’에 진심과 무게가 실리기 위해서는 진정한 정치개혁이 선행되어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386세대’여,그대들에게도 한마디 덧붙인다면,그대들 윗세대중에도 시대적 고뇌를 안고 살아온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그대들은 지금의 ‘젊은 정열’을 오래오래 가슴에 담으면서 자기분야에서 전문성을 ‘486’ ‘586’으로 계속 ‘업그레이드’해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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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裕普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1999-05-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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