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남북관계’ 새바람 분다

스크린에 ‘남북관계’ 새바람 분다

박재범 기자 기자
입력 1999-04-14 00:00
수정 1999-04-1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영화 ‘쉬리’의 성공에 힙입은 것인가.최근 영화계에는 남북관계의 한 현상인 남파간첩을 다룬 ‘간첩 리철진’이 조만간 개봉될 예정인가 하면 군사력의 날카로운 대치현장인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을 소재로 한 새 영화가추진중이다.

이들 영화는 과거 냉전시대와는 달리 간첩이나 대치 현장을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어 ‘햇볕정책’에 따른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풀이된다.

타이타닉이 세운 국내영화 최고흥행기록 197만명을 최근 돌파한 쉬리 역시종전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북한요원을 나름대로 인간적인 고뇌를 안고 있는 청년으로 그렸다.

우선 오는 5월15일 개봉되는 간첩 리철진은 남파간첩의 ‘남반부생활 6박7일’을 그린 국내 최초의 휴먼코미디물.지난해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한장진 감독의 새 영화로,간첩을 ‘머리에 뿔이 돋은 붉은 괴물’이 아닌 ‘체제와 사상이 다른 곳에서 성장한 인간’으로 묘사한다.

MBC 미니시리즈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주연을 맡아 두각을 보인 유오성이 리철진으로 출연해 웃음을 준다.리철진은 북한식량난 해소를 위해 슈퍼돼지 유전자 샘플을 확보하는 게 맡은 임무.그러나 서울에 들어온 직후 택시강도를 당하는 등 ‘간첩’답지 않은 어수룩한 모습을 보인다.끝없이 이어지는 코믹한 사건을 통해 ‘간첩 리철진’이 ‘인간 리철진’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제작사인 씨네월드의 한 관계자는 “남북한 관계의 변화 조짐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간첩의 눈을 통해 남북한을 바라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돼 영화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JSA를 무대로 삼은 ‘JSA(가칭)’도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1월1일 개봉목표로 한창 시나리오 작업중이다.이 영화는 남북관계의 화해에 초점을 맞춘 미스터리물.

영화는 JSA의 남측 초소병이 극도의 긴장 속에 우발적으로 북측초소에 총격을 가해 북한군이 죽는 상황을 설정한다.이어 반공포로의 딸인 스위스이민 2세대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중립국감독위 조사관으로 파견된다.

‘접속’과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등을 히트시킨 명필름이 18억원을 들여 찍는 이영화는 박상원의 소설 ‘DMZ(군사분계선)’를 각색했으며 현재여자주연 연기자를 찾는 중이다.

관계당국에서도 쉬리 때와 마찬가지로 “잘해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은것으로 전해졌다.

명필름의 한 관계자는 “분단은 전쟁세대와 전후세대 모두에게 상처를 남겼다”면서 “이데올로기를 넘어 휴머니즘적인 시각에서 분단을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새천년을 맞아 화해와 공존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1999-04-14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