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맞는 아내들 이혼못하는 51가지 이유

매맞는 아내들 이혼못하는 51가지 이유

강충식 기자 기자
입력 1999-04-03 00:00
수정 1999-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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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맞는 아내가 폭력남편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尹賢淑교수(41·여)는 2일 서울 가정법원 소회의실에서 판사와 조사관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정폭력에 대한 이해와 치료’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매맞는 아내가 폭력남편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조사한 외국사례 51가지를 우리 현실에 맞춰 설명했다.

尹교수는 폭력 남편과 이혼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자녀문제’를꼽았다.아이로부터 아버지를 빼앗는다는 죄의식 또는 아이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음으로는 ‘경제적 이유’를 들었다.이혼을 생각하더라도 이혼 뒤의 생계유지나 남편 외에 기댈 곳이 없다는 두려움이 앞선다는 것이다.

尹교수는 이같은 현실적 요인 외에 다양한 심리적 요인도 지적했다.매맞는아내들은 스스로를 합리화하거나 자기비하를 통해 이혼을 거부하는 습성이있다고 설명했다.즉 아내들은 남편의 폭력이 자신에게서 비롯됐다고 자기암시를 하기도 하고 남편의 폭력이 흔히 있는 정상적인 것으로 판단한다는것이다.특히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폭력을 보면서 자란 아내는 가정내 폭력을정당화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尹교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환상도 이유로 들었다.지금은 폭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조금만 참으면 신혼초나 연애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는것이다.또 폭력을 제외하면 현재의 남편이 좋은 면을 더 많이 갖고 있다고믿는다.尹교수는 이를 ‘꿈꾸기’로 표현했다.

그밖의 원인으로 ■이혼 뒤 남편으로부터 가해질 또다른 폭력에 대한 두려움 ■성생활 ■시댁 및 친정의 압력 ■종교적 이유 등을 꼽았다.

尹교수는 “가정폭력의 결과로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면서 “가정내 폭력을 다룰 때는 외적인 요인 외에도 피해자의 심리적 요인도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9-04-0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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