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광장] 지역감정의 실체와 언론개혁

[대한광장] 지역감정의 실체와 언론개혁

김동민 기자 기자
입력 1999-03-02 00:00
수정 1999-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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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정’을 우리는 망국적인 병이라고 부른다.그래서 대통령이 할 수만 있다면 무인도에 가져가서 국민들을 편하게 하겠다고까지 했다.며칠후의 기자회견에서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대통령 뿐 아니라 지역감정이 사라져야 한다는 데에는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그런데도 왜 이것이사라지지 않고 망령처럼 배회하며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것인가.

사실 지역감정이라는 표현은 어폐가 있다.태초에 지역차별이 있었으며 그것이 특정 지역의 소외를 잉태하였을 뿐이다.차별과 소외를 전제하지 않고 감정을 운운할 수는 없다.예나 지금이나 호남사람들은 지역감정을 품기보다는소외로 인한 고통을 받으며 살아왔다.오히려 누군가가 타 지역 사람들에게호남지역에 대한 감정을 조장해왔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믿는다.

지금 지역감정으로 분기탱천해 있는 지역이 어디인가.그렇다면 대통령은 무슨 지역감정을 어떻게 푼다는 것인지 분명치가 않다.호남지역 사람들은 지금 전혀 예견치 못했던 역차별로 상심해있으며 소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지역감정의 해소는 차별을 시정하여 균형을 잡는데 있다.루머 등에 흔들려이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세력이 있다.문제는 일반국민들이 아니라 바로 이 세력들이다.영남지역 사람들도 이들의 의도에 따라 끌려온 셈이다.그 세력이란 바로 야당과 일부 언론이다.작년 초 영남지역에서 있었던 재·보선에서 야당의 중견 정치인들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망언들을 쏟아낸 적이 있다.‘김대중정부의 호남 싹쓸이 인사로 여러분의 후배 아들이 밀려나고 있다’ ‘한풀이정치의 피해자는 경상도 사람이 될 것이다.경상도 기질이 보통 기질이냐.뭉쳐서 덤벼들지’.이런 식이었다.또 최근에는 영남지역을 돌며 대규모 집회를 열어 불이 붙은 지역감정에 기름을 쏟아 붓고 다녔다.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양 축을 이루는 한쪽에는 일부 언론이 또아리를 틀고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야당의 장난에 맞장구를 침으로써 힘을 실어주고있는 것이다.그 목적은 간단하다.개혁적인 정부의 위세를 꺾어 언론권력을강화하는 한편 대중의 정서에 영합하여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자는 것이다.지역감정의 해소에 앞장서야 할 언론이 오히려 조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 원인은 사회적 공기로서의 언론을 재벌과 족벌이 소유하여 좌지우지하고 있는 데 있다.독점적 소유구조로 인하여 소유주의 영향력이 막대한 결과 편집의 자율성이 부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여기에서 우리는 언론개혁,특히 신문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언론개혁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의지와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부는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자율개혁만을 강조하고 있다.단언하건대 언론개혁은 절대 자율적으로는 되지 않는다.

불가능한 일을 자꾸 강조하는 것은 책임회피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정부의 개입은 통제를 위한 간섭이 아니라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정당한 조치요 의무다.결코 언론자유의 침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언론개혁의 핵심은 재벌과 언론의 분리,족벌소유의 타파에 있다.그와 더불어 경영의 투명성과 편집의 자율성을 확보하고여론의 독과점을 해소해야 한다.이를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특정 재벌 내지는 개인의 소유지분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향으로의 법의 개정이다.‘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국민의 참여를 위해 주식을 공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이것은 정부가 단안을 내리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언론개혁을 논의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김동민 한일 장신대 교수.언론학
1999-03-0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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