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아버지도 학교에…

외언내언-아버지도 학교에…

임영숙 기자 기자
입력 1999-02-12 00:00
수정 1999-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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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들에게 “자녀 학교에 한번이라도 가본 분 있으면 손들어 보세요”했을 때 손을 들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아마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李海瓚교육부장관이 기업체를 방문해 이같은 질문을 하며 아버지들의 학교교육 참여를 촉구하는 강연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李장관은 “아버지들의 참여가 학교교육을 살린다”는 전제 아래 ‘아버지학교 방문의 날’을 만들고 현재 평일에 열리는 학교운영위원회를 방과 후나 토요일 오후에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또 자원봉사자,명예교사,방과 후 교육활동 등의 강사로 아버지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지 않는 아버지는 없겠지만 그에 필요한 관심을 우리 아버지들은 거의 표현하지 않는다.아이문제는 적당히 아내에게 맡기고 자신은 직장일과 사회생활에만 몰두해 돈버는 기계로 전락하다시피 한 것이 일반적인 우리 가정의 남편 모습이다.‘바쁘다’는 핑계로 ‘아버지의 자리’를포기하고 만 것이다.그러다가 자녀가 대학입시에라도 실패하면 그책임을 모조리 아내에게 묻고 가정불화를 일으키는 무책임한 남편들도 있다.그렇게 자녀교육을 ‘나 몰라라’했던 아버지들이 나중 아이들과 가정에 눈을 돌릴 무렵엔 이미 집안에서 불필요한 존재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아버지의 학교교육 참여활성화는 자녀교육에서 아버지의 책임을 일깨우고 교육현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아버지들이 학교에 드나들기 시작하면 ‘치맛바람’ 대신 ‘바지바람’이 불게 될까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의 학교 방문은 많을수록 좋다.아버지들이 지닌 사회 경험과 전문성이 어머니들의 맹목적인 자식 사랑에 객관성을갖게 하고 학교운영에 조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아버지 자신들이 ‘아버지의 자리’를 되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버지가 자녀의 학교를 자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한편 아버지의 학교 방문이 쑥스럽고 예외적인 일로 취급되는 우리 사회의분위기도 바꾸어야 한다.미국의 경우 방과 후 온가족이 참여해함께 즐기는행사가 학교에서 마을잔치처럼 열리곤 한다.자녀 학교 방문을 위해 직장에서 자리를 비우는 것도 거의 부담이 없다.‘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은 예비군훈련이나 민방위훈련을 자녀 학교 방문으로 대체하는 방안을내놓고 있다.당분간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1999-02-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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