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炯圭목사가 남긴 책은 ‘해방의 길목에서’를 비롯해 ‘해방을 향한 순례’‘파수꾼의 함성’‘폭력을 이기는 자유의 행진’ 등 다수가 있다.이가운데 유일한 금서 ‘해방의 길목에서’는 박목사의 사상과 신앙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요체다.이 책에 실린 글들의 주요 부분을 발췌해본다.● 교육과 그리스도교 중학교 무시험제도 대학입학자격 예비고사제도 그리고 국민교육헌장의 발표,이 세가지는 한국교육의 세 방향을 보여주는 정부의중요시책이다.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오히려 행정부가 어떤 숨은 정치적인 신념과 목적을 가지고 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예언자의 역사의식 우리는 모두 국가비상사태라는 이 세상의 아들들이 만들어낸 통치수단에 순응하여 “백성의 상처를 심상히 고쳐주며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고 하는 거짓 선지자들이 아닌가●마르크스의 휴머니즘 오늘의 공산주의 사회는 국가라는 거대한 독점 자본각가 전 국민을 인격없는 임금노동자로 만들어버린 기형적인 자본주의에 불과하다.●소외된 대중과 교회의 선교(73년5∼6월 빌리 그레함 한국전도대회를 보고) 110만의 신도를 여의도 대광장에 모은 한국 기독교의 눈에는 한국 사회의밑바닥에서 이 사회를 떠받치느라고 피와 땀을 흘리며 살과 뼈를 갈아 희생의 제물이 되고 있는 근로대중의 현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한반도의 미래와 교회의 선교자세 공산 북괴와의 대화와 상호작용에서 최종적으로 판가름하는 것은 남한에 있는 영세대중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도와 주권의식및 민권투쟁의 역량 여하에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모름지기 한반도의 적화를 방지하려는 권력자나 지도자는 지금부터라도 대중의 저항력과 창조력을 육성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밝은 한국을 찾자(9·14삼선개헌안과 국민투표법안 변칙처리)에 대해 이제다시 흑암의 세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조국의 광명을 지키기 위해 일본제국주의와 싸웠고 또 붉은 마수와 접전하여 수많은 순교의 피를 흘린 한국교회는 이제 다시 대두하는 밤의 세력과 대결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1999-01-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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