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를 재현하여 현실의 고통을 넘어보자”. 9일부터 24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서울예술단의 뮤지컬 ‘BARI-잊혀진 자장가’는 현실의 을씨년스러움을 에두르며 극복하려 한다.현대의 풍경을 직접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전통설화에 담긴 민족의식의 원형질에서 정신적 대안을 끄집어낸다. 작품의 도입부에 부모에 버림받은 불행의 상징으로 해외입양 고아 ‘바리바우만’을 불러온 뒤,꿈 형식을 빌어 전생을 여행한다.그리고 꿈에서 깨어난 바우만의 자아찾기로 현대로 돌아오는 장치를 만들고 있다.물론 자신의행복과 사랑을 포기하고 부모를 구한다는 줄거리는 어쩔 수없이 바리데기 공주의 설화에 기대고 있다. 하지만 무대는 기대이상으로 푸짐하다.마치 이야기로 승부할 뜻은 없었던것 처럼.내로라하는 제작진을 배치한 것이나 젊은 국악인 원일(영화 ‘꽃잎’‘강원도의 힘’‘아름다운 시절’작곡)을 과감하게 작곡자로 내세운 것도 그런 이유다. 18인조 오케스트라와 록밴드,국악밴드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만나 현장에서벌이는 ‘생소리’공연도 색다른 맛을 준다.무대미술(신선희)·안무(안애순)·의상(변창순) 등에서도 대가들이 가세해 동양적인 우주관과 전통미를 곁들여 환상의 잔치로 꾸민다.홍원기 작,김정숙 각색에 김효경 연출. 바리 바우만에 가수 이선희와 뮤지컬의 샛별 임선애,바리와 결혼하는 무장승엔 가수 유열과 뮤지컬 배우 유희성이 각각 더블 캐스팅되고,바리를 버린오구대왕은 송용태,왕비역은 윤복희가 맡았다.화∼금 오후7시30분,토 오후4시·7시30분,일 오후3시·6시30분.(02)523-0987.李鍾壽 vielee@
1999-01-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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